(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유럽 채권시장이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소식에 급변동성을 이어가고 있다. 천연가스와 원유 등 에너지 가격 변동에 유럽 경제가 크게 노출된 데다 이에 따른 중앙은행에 대한 통화정책 기대도 크게 뒤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간밤 영국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으로 전장대비 18.77bp 빠진 4.6512%에 거래됐다. 2년물 금리는 24bp 넘게 폭락하며 4.1763%를 나타냈다.
프랑스 국채 10년물 금리도 20bp 하락한 3.5772%, 2년물 금리는 28bp 추락한 2.6431%를 각각 나타냈다.
독일 국채 금리는 10년물 기준 13.5bp 내린 2.95%, 20년물 금리는 21.91bp 떨어진 2.5027%를 각각 보였다.
유럽 국채 금리가 장·단기 모두 급락한 가운데 단기물 위주로 더욱더 크게 빠진 것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은행(BOE)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하루 사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 협정을 맺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시장 심리를 뒤흔들었다.
장기 금리의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급격히 하락하며 채권 매수세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10년간 유로존 물가 상승률을 나타내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2.1%까지 낮아져 전쟁 발발 이후 기록했던 급격한 상승분을 거의 모두 상쇄했다.
유럽 국채 금리는 전쟁 발발 이후 수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세계 채권시장의 약세 움직임을 주도했고, 이번 휴전 협정 소식에 그만큼 빠르게 포지션을 되돌렸다.
유럽 국채 금리가 급등할 당시 금리스와프 시장 등은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ECB와 BOE가 올해 네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하며, 첫 번째 인상은 이달 말에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다만, 간밤 이런 기대는 급감하며 ECB는 두 차례, BOE는 한 차례 인상 가능성을 각각 반영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은 "유럽 중앙은행들이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여지는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충격은 상대적으로 작고, 불확실한 것은 경제 성장 충격으로, 현재 경제 상황은 지난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보다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며 중앙은행이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뜻이다.
무하마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경제 고문은 이날 유럽 채권금리 급락과 관련, "특히 영국 채권시장이 다시 한번 '높은 베타' 특성을 드러냈다"며 "10년물 금리가 미국보다 두 배나 더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영국 국채시장의 경우 에너지 순 수입국인 영국이 이번 전쟁의 여파를 크게 받는 데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취약한 시장 구조도 이번 급변동성 장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번 전쟁의 여파로 주요 20개국(G20) 중 경제 성장률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로 영국을 지목한 바 있다.
게다가 다음 달에는 지방선거가 열린다. 집권 노동당은 지난 2월 치러진 하원 보궐선거에서 녹색당에게 과거 텃밭이었던 지역구를 빼앗겼는데, 당시 영국 채권시장은 대규모 국채 매도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집권 노동당이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질 위험성이 거론되며 국채 시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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