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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이재명 정부가 극복해야 할 '투기자본 엘리엇'

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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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명 정부는 대한민국 역사상 자본시장 개혁에 가장 진심인, 가장 큰 성과를 낸 정부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2월 한때 6천300을 넘은 코스피 지수가 이를 증명한다.

그런 이재명 정부가 극복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행동주의 펀드를 바라보는 '투기자본' 프레임이다.

정부는 지난 2월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와의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중재판정 취소소송에서 승소했다며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을 해외 투기자본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켰다", "자칫 해외 투기자본의 ISDS 남소에 취약해질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했다"고 썼다. 정부가 공식 문서에서 엘리엇에 붙인 수식어는 투기자본이었다.

그 투기자본은 이번 소송의 발단이 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무엇을 요구했나. 엘리엇은 시가에만 기반한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물산 이사들이 주주에게 불리한 합병에 찬성한 배경에는 총수 일가의 이익 극대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18~2019년 현대차그룹을 상대로 한 캠페인에서도 메시지는 비슷했다. 엘리엇은 2018년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안이 불공정하다면서 다른 지배구조 개편안을 역으로 제안했다. 이듬해 현대차·현대모비스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주주환원 확대와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내세웠다.

폴 싱어 엘리엇매니지먼트 창업자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제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개혁 목록을 나란히 놓아보자. 세 차례의 상법 개정이 숨 가쁘게 이어졌고, 자본시장법 개정도 예고됐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개혁의 방향성은 이사회 책임성·독립성 강화, 합병 등 조직개편 시 공정성 확보, 주주환원 확대 등이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가 공들여 제도화하고 있는 내용이 바로 과거 엘리엇이 주총장에서 외쳤던 것들이다. 지배주주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병을 막고, 소수주주가 이사회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고, 불필요하게 쌓아둔 자본을 주주에게 돌려달라는 것. 엘리엇이 삼성과 현대차에 던졌던 화두를 수년 뒤 정부가 법률로 옮기고 있는 셈이다.

엘리엇은 선(善)이 아니다. 그렇다고 투기자본으로 매도해야 할 악(惡)도 아니다. 과거 엘리엇의 주장을 이성적으로 평가해 볼만큼 국민들의 금융 지식이 성숙했다. 엘리엇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투기자본 프레임은 이제 버릴 때가 됐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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