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통신비 연 3천811억원 절감 효과…실적에 부담 예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정부가 내놓은 통신비 개편안이 가계 부담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통신 3사 실적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 3사의 모든 LTE·5G 데이터 요금제에 데이터 안심 옵션(QoS)을 포함하도록 했다.
QoS는 기본 제공 데이터가 소진되더라도 낮은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현재는 3만원 이상 5G 요금제에만 적용되고 있지만, 이를 2만원대 요금제까지 확대해 400kbps(초당 킬로비트) 속도의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400kbps는 웹 검색과 메신저, 저화질 동영상 이용이 가능한 속도다.
또한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 음성·문자를 무제한 제공하도록 했다.
이번 개편안은 기존의 중간 요금제 확대와 달리 저가 구간의 상품 구조를 직접 바꾸는 성격이 강하다.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소비자 편익 확대라는 정책 효과와 별개로 이동통신사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에 하방 압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데이터 QoS 확대로 약 717만 이용자가 혜택을 받고, 연간 약 3천221억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봤다. 이 수치는 통신 3사 추산으로, 세부적으로는 QoS 부가서비스 매출 304억5천만원, 데이터 초과 사용 매출 1천137억9천만원, 월정액 하향에 따른 1천778억9천만원이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음성·문자 제공량 확대로 약 140만명의 고령층 이용자가 혜택을 받고, 연간 약 590억원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통신 3사 추산이다.
결국 이번 개편으로 통신 3사가 추산한 이용자 절감 효과는 연간 총 3천811억원 규모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통신비 부담 완화 효과가 분명하지만, 통신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기존 수익 항목이 줄어드는 구조라는 점에서 부담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간 통신사들은 데이터 제공량을 모두 소진한 가입자에게 추가 과금을 부과하거나 별도의 QoS 부가 옵션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일부 수익을 확보해왔다. 데이터 초과 사용 우려가 있는 가입자를 상위 요금제에 묶어두는 것도 ARPU 방어 수단 가운데 하나였다.
하지만 저가 요금제까지 QoS가 기본 적용되면 가입자는 데이터를 모두 써도 메신저, 검색 등 최소한의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줄어들지만, 통신사로서는 추가 과금 수익과 부가서비스 매출 감소를 피하기 어려워진다. 상위 요금제를 유지해야 할 유인도 그만큼 약해질 수 있다.
2022년 이후 이뤄진 통신비 개편이 5G 중간요금제 확대를 통한 선택 구간 세분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ARPU 하락 우려를 낳았지만, LTE 가입자의 5G 전환과 신규 5G 가입자 확대가 일부 상쇄 요인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이번 개편은 이미 5G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상황에서 저가 구간의 체감 효용을 높여 중저가 요금제로의 이동, 이른바 다운셀링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통신 3사가 추산한 연간 3천800억원대 절감 규모는 정책 상징성은 크지만, 지난해 통신 3사 합산 매출 60조8천억원, 영업이익 3조8천억원과 견줘보면 업계 전체 실적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또한 통신 3사가 과거처럼 무선통신 수익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최근 통신 3사는 AI 서비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기업간거래(B2B), 보안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AI와 데이터센터를, KT는 클라우드·IDC와 AX 사업을, LG유플러스는 기업 인프라와 플랫폼 신사업을 각각 강화하는 흐름이다.
이번 개편이 무선 부문 수익성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비통신 사업 확대가 실적 방어력의 차이를 가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에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5G 이용자 저변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문도 있어, 부정적 효과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통신 3사 매출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다운셀링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알뜰폰 도입으로 저가 수요는 이미 상당수 고객들이 이동한 상태라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이들의 이동을 크게 촉발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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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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