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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의 종말④] 잡으려 했는데 죌수록 오른 전셋값

26.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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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2법에 10·15 대책 등 더해지며 가파른 상승

2024년 1월 이후 월별 전세가격지수 변화

[출처: 국토교통부]

(서울=연합인포맥스) 주동일 기자 = 임대차 2법(주택임대차보호법 및 부동산거래신고법) 첫 시행에 따른 계약갱신권 만기가 도래한 2024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전세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임대차 2법은 임차인이 전세 계약을 '2+2년'으로 연장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법이다.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은 직전 계약의 5% 이내로 제한된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0·15 대책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전세 가격 상승세는 더 가팔라지고 있다.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임박하면서 이런 현상이 심화할 전망이다.

◇ 전세매물 감소 따른 전세값 상승 이어져

9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의 종합 주택 전세가격지수는 전년보다 3.41% 상승했다.

1월 기준 지난 5년간 상승 폭은 2021년 3.69%, 2022년 10.98%로 급등했지만 2023년 -9.34%, 2024년 -2.22%로 하락한 뒤 2025년 3.1%로 다시 반등했다.

임대차 2법에 따른 4년 만기가 도래한 2024년 하반기부터 전세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흐름을 보인 것이다.

1월 기준 주택 전세가격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 폭은 전국으로 봤을 때 2021년 5.06%, 2022년 12.91%, 2023년 -7.8%, 2024년 -2.76%, 2025년 1.21%, 2026년 1.2%로 서울과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방 역시 2021년 4.26%, 2022년 11.35%, 2023년 -4.78%, 2024년 -3.09%, 2025년 -0.60%, 2026년 0.5%로 전반적인 상승 폭은 작지만, 전국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임대차 2법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7월,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고 급격한 임대료 상승을 방지해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핵심 내용은 계약 갱신 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다. 임차인의 계약 갱신 청구권을 보장해 기존 2년 계약 후 추가로 2년까지 총 4년간 거주할 수 있게 됐다.

또 전월세 상한제를 도입해 계약을 갱신할 때 임대료 인상률을 직전 계약액의 5% 이내로 제한했다.

하지만 임대차 2법 시행 4년을 맞이한 2024년 7월쯤 전세가가 가파르게 오르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 4년 지난 후 전세 가격 상승폭 커지는 부작용

법 시행 직후 갱신권을 사용했던 물량들이 4년을 채우고 2024년 7월부터 규제에서 풀려나 신규 계약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시세만큼 임대료를 올리지 못했던 임대인들이 인상분을 한꺼번에 반영해 전세 가격이 급등했다.

이 과정에서 이중 가격 문제도 나타났다. 5% 상한에 묶인 '갱신 계약'과 시세가 반영된 '신규 계약' 사이의 가격 격차가 나타났다.

특히 갱신 계약으로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적어지면서 미래의 상승 기대감까지 선반영하는 '오버슈팅' 현상도 나타났다.

최근 정부의 규제 강화와 세제 압박으로 시장의 전세 공급은 계속 위축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발표한 10·15 대책으로 전세를 낀 주택을 사고파는 '갭투자'가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사실상 차단됐다.

투기 억제 효과는 있었지만, 시장에 전세 매물을 공급하던 주요 통로를 막아 전세난을 심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더해 등록 임대주택의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을 폐지하는 안을 검토하고, 5월 9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재개하기로 결정하면서 전세 공급 유인이 위축됐다.

변세일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갱신 계약으로 눌려있던 가격이 한꺼번에 오른다는 학술연구 결과도 있다"며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일몰 등이 전월세 시장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정책은 매도물량을 많이 늘려서 매매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도 "전월세 수요가 매매로 많이 바뀌면서 수요가 줄어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대출 규제나 규제지역 설정 등으로 원활히 이뤄지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다.

변 선임연구위원은 "핵심은 전세에 거주 중인 무주택자가 얼마만큼 매매로 전환하는 지가 전월세 시장의 향방을 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0·15 대책으로)전세 매물이 시장에 다시 나오기 어려워졌고 여기에 6·27 대책 이후 전세 대출 규제까지 겹치면서 전세 시장 내 공급 위축이 보다 뚜렷해졌다"며 "서울과 수도권 전세 시장은 매물 감소와 함께 가격이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세 시장에서는 이른바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전세시장은 매물 감소로 인해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diju@yna.co.kr

주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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