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 최근 3개월간 57% 이상 매물 줄어…초과 수요 심화
전세 거래 중 90% 이상 계약갱신 단지도…중랑구도 전세난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다녀봤자 소용없어요. 매물이 없어서 당장은 기다려볼 수밖에 없어요."
강북구 미아동에서 한 중개업자가 건넨 조언 아닌 조언이었다. 전세 매물을 내놓는 분위기가 아니니 당장은 추이를 관망하길 권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른 곳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전세 매물이 있냐는 질문에 중개업자들은 입이라도 맞춘 듯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전했다. 소위 말하는 '전세 실종'의 풍경이었다.
[촬영: 정필중 기자]
◇ '3달 전보다 57%↓'…안팎의 수요에 전세 매물 마른 강북구
기자가 지난 2일에 찾은 강북구 미아동 내 한 중개업소에는 기자 외에도, 집을 보고자 하는 예비부부로 보이는 사람들도 함께 있었다. 인근 아파트를 매매하고자 방문했다는 게 중개업자의 설명이었다.
이 중개업자는 "전세 매물 자체가 지금 아예 없다"면서 "요즘 대부분의 신혼이 집을 많이 산다. 전세도 없고 이래저래 알아보니 매매밖에 없다는 걸 안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 (거래 가격이) 많이 오르기도 해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근데 향후에 더 오른다고 하면 매매로 가는 게 맞긴 하다"고 전했다.
데이터상으로도 전세 매물 축소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3달 전과 비교해 서울 강북구의 전세 매물은 약 57.2% 감소했다. 서울 내 25개 구 중 5번째로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전세 공급 부족은 강남보단 강북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30일 기준 서울의 주간 전세수급지수는 176.21로 전국 전세수급지수(170.41)보다 높았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할수록 시장에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걸 의미한다.
특히 강남 11개 구(168.00)보다 강북 14개 구(185.38)에서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초까지만 해도 강북과 강남의 전세수급지수는 148로 엇비슷했는데, 강북의 상승 폭이 좀 더 커지면서 강남을 웃돌았다. 그만큼 한정된 물량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내몰린 셈이다.
[출처: KB부동산, 자료 가공]
전셋값도 점진적으로 상승 중이다.
일례로 미아동 래미안트리베라1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84.97㎡가 4억4천1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는데, 올해 2월 4억6천300만 원에 거래됐다.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상으로도 비슷한 흐름이 포착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강북구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30일 기준 97.076으로 1년 전(88.45)보다 올랐다. 전세가격지수는 전세가격 변동분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리적 특성도 한몫했다. 미아뉴타운의 경우 주변에 학교도 있어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으로도 꼽힌다. 이 때문에 단지 안에서도 이동하는 경우가 빈번해 항상 수요가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미아뉴타운 두산위브트레지움 단지 인근 한 중개업자는 "학군이 좋기도 해 들어오면 나가려고 하진 않는다"면서 "아이들이 학교를 가면 기본 10년 정도는 있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좀 더 큰 곳으로 가려고는 하지만, 굳이 바깥으로 옮기러 다니진 않는다"고 말했다.
◇ 계약갱신 90% 넘는 단지도…"이사도 없다"는 중랑구
중랑구도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뚜렷한 곳으로 꼽힌다. 아실 기준 최근 3개월간 서울 25개 구 중 3번째(63.7%↓)로 전세 매물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이다.
중랑구의 주간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30일 기준 95.8로 1년 전(89.1)보다 확연히 올랐다.
중랑구의 경우 가격을 가리지 않고 전세 물건이 나오지 않는 분위기다. 찾는 사람들도 많아 매물로 올라오면 곧바로 나간다는 게 현장의 분위기다.
신내동 내 한 중개업자는 "큰 거, 작은 거 가리지 않고 전세 물건이 전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며 "매물이 없는 동네는 아니었는데, 토지거래허가제로 바뀌고 난 뒤로는 매물이 전반적으로 크게 줄었다"고 했다.
또한 "매물이 나오면 바로 나간다"며 "30평대 나오는 건 대부분 나간다"고 부연했다.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사례도 상당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내데시앙포레의 경우 올해 체결된 전세 거래 중 신규가 아닌 계약갱신한 사례가 93%에 달했다. 데시앙 역시 올해 전세 거래 중 대부분은 계약갱신이 차지했다.
[촬영: 정필중 기자]
다른 아파트 단지의 경우 1, 2건의 거래 체결만 있을 뿐, 전세 거래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신내동 내 다른 중개업자는 "이 일대에서는 전세 매물이 3, 4개 정도 말곤 아예 없다"면서 "(데시앙의 경우) 물량 자체가 별로 없는 데다 들어가면 이사를 잘 안 한다"고 말했다.
인근 또 다른 중개업자 역시 "계약갱신하신 분들이 많다"며 "요즘 이사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joongjp@yna.co.kr
정필중
joongjp@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