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권한 강화로 오히려 채권자 지위 약화
계열 지원가능성 제한·하이브리드 증권 등 자금조달 구조 변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상법 개정으로 자기주식 활용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자사주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무·지배구조 전략상 자사주 역할이 상대적으로 큰 기업으로는 두산, SK, 롯데지주가 지목됐다.
한국신용평가는 9일 '2026년 상반기 KIS 세미나'에서 "이번 상법 개정은 채권자에게는 기업 거버넌스 개선에 따른 긍정적 효과와 동시에 주주와 상충한 이해관계로 인한 채권자 권익 제약이라는 부정적 영향이 혼재한다"며 "채권자와 신용평가 관점에서의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자기주식 제도 개편으로 자사주 활용 여지가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한신평은 "자기주식 소각에 따른 회계 및 현금흐름상 영향은 없다"면서도 "자금조달, 지배구조 개편 및 경영권 방어, 사업 재편 측면에서 기업들의 자기주식 활용 방안을 상당 부분 제약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거나 자사주를 재무·경영 전략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온 기업일수록 영향이 클 것"이라며 "자사주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두산, SK, 롯데지주의 경우 자사주 보유 비중 자체가 평균(약 4.2%) 대비 각각 15.9%, 24.8%, 27.5%로 높아 자사주 의존도가 높은 그룹으로 꼽혔다.
주주 권한 강화는 채권자 지위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신평은 "주주 친화적 의사결정 심화 시 채권자 회수 안정성 훼손으로 주주와 채권자 간 부의 이전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며 "현금 유출 및 자본 감소를 수반하는 과도한 주주환원은 기업의 원리금 상환 여력과 유사시 손실 흡수력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회사채 약정(covenant) 구조 강화 등 채권자 보호 수단의 중요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계열 지원 가능성도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신평은 "개정 취지에 대한 해석이 구체화하고 기업 대응 사례가 축적될수록 계열 지원의 정당성에 대한 요구 수준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신용평가 과정에서 계열 지원 가능성 판단에도 일부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조달비용이 높은 하이브리드 증권이 대안적 수단으로 부상하면서, 자금조달 구조가 변화할 가능성도 생긴다.
한신평은 "주주권 침해 또는 지분 희석 우려가 큰 유상증자나 주식연계채권 활용이 제약되면서, 지배구조 변동 없이 재무구조 개선을 도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증권이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부 부채적 성격으로 인한 자본의 질적 저하와 상대적으로 높은 조달 비용 등은 신용평가와 기업 자금조달 전략에 있어서 주요 고려 요소"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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