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한국신용평가는 중복상장 원칙적 금지 방침으로 인해 자회사를 통한 자금 조달에 제약이 발생하면서 모회사의 재무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익수 한신평 수석 애널리스트는 9일 '2026년 상반기 KIS 세미나'에서 "지난달 정부가 자본시장 간담회를 통해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며 "크레딧 관점에서는 기업 자금 조달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회사 상장을 통해서 자금 조달을 고려해 온 기업들은 조달 전략을 전면적으로 재조정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 수석은 "자회사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이 제약되는 경우 직접 차입, 유상증자, 자산매각, 전략적투자자(SI) 유치 등 다른 대체 수단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신용평가 관점에서는 이에 따라 모회사나 그룹 전반 재무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유동성 부담이나 재무 유연성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 자회사를 통해 프리 기업공개(IPO)나 구조화를 통한 자금조달이 이루어진 경우도 살펴봐야 한다.
정 수석은 "투자 약정상 기한 내 상장 조건이나 수익 보전, 풋옵션 등 조건에 대한 영향을 검토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며 "제도가 변화돼도 기존 계약상 의무가 당장 없어지거나 조정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향후 자회사 상장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는 경우 기존 계약상 의무가 상환 부담이나 우발채무의 현실화로 다가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아직 중복상장 금지가 큰 틀의 방향만 정해진 단계로, 향후 허용범위가 어느 정도 되는지, IPO를 이미 진행한 업체들에 대한 소급 적용은 되는지 등 구체화 되기 전"이라며 "현재 시점에서는 크레딧 관련 영향을 단정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상법 개정이 계열사 신용평가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은 "계열사 신용평가는 유사시 계열사 지원 가능성의 영향을 받는다"며 "이사회 충실 의무 대상이 회사에서 주주로 확장된 만큼 앞으로 계열사 지원 행위에 대한 정당성이나 절차의 합리성에 대한 검증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기존에도 유사시 계열사 지원 가능성을 판단할 때 지원 능력뿐 아니라 지원 의지, 평판 리스크, 계열사 지원 행위의 정당성·합리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이번 상법이 계열사 지원 가능성에 대한 판단 기준 자체를 변화시키는 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분 관계가 약한 계열사를 지원하거나 지원 필요성이나 그에 따른 보상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는 지원 행위에 대해서는 지원 의지를 판단할 때 더 신중하고 심도 있게 접근할 것"이라며 "시장 관행이나 법원 판례가 형성되는 과정을 점검하고 계열 지원 가능성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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