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안 받고 외부 자문사 적극 유치…S&T 부문이 운영하는 개방형 플랫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21년 연속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 중인 키움증권이 투자자와 투자자문사를 직접 연결하는 '키움 자문플랫폼'을 론칭하며 영역 확장에 나선다. 단순 매매 중개를 넘어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최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영웅문S#'에서 비대면 투자자문을 받을 수 있는 자문플랫폼을 출시했다. 주식부터 상장지수펀드(ETF), 채권까지 투자 지형이 다변화되면서 전문적인 자문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행보다.
새롭게 선보인 자문플랫폼은 전문가의 조언은 필요로 하면서도 실제 매매 결정은 직접 내리고자 하는 최근 투자자들의 성향을 조준했다. 일임형 상품과 달리, 자문사가 포트폴리오를 추천하되 최종 매매 실행은 고객 본인이 직접 하는 구조를 택해 직접투자와 간접투자의 간극을 메웠다.
과거 은행이나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를 거쳐 펀드, ETF로 넘어가던 단계적 학습 과정 없이 곧바로 실전에 뛰어드는 신규 투자자들에게 '투자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고금리 기조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수요가 급증한 점도 자문플랫폼의 필요성을 키웠다. '높은 금리의 채권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막상 MTS 어디에서 어떻게 사야 할지 막막해하는 초보 투자자, 혹은 1천 개가 넘는 국내 상장 ETF와 수많은 미국 주식 사이에서 길을 잃은 투자자들에게 자문플랫폼이 맞춤형 내비게이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플랫폼' 본연의 기능에 집중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키움증권은 자문사가 고객에게 받는 자문·성과 보수를 일절 취하지 않고 자문사에 내어준다. 번거로운 징수 대행 서비스까지 무료로 제공하며, 키움증권은 고객의 위탁매매 수수료만을 취하는 구조다.
이러한 개방형 플랫폼은 오프라인 지점과 전속 PB 조직이 없는 키움증권이기에 가능한 역발상이다. 통상 대형 증권사들은 자사 PB들의 영업권 등을 보장하기 위해 외부 자문사에 보수를 100% 양보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운 키움은 최근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외부 자문사들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유튜브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대한 팬덤을 구축한 '핀플루언서(금융+인플루언서)' 자문사들을 끌어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독자적인 고객군을 확보한 자문사들이 직접 증권사를 선택하는 시대로 바뀐 만큼, 매력적인 인프라를 제공해 이들의 선택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자문사들의 합류 유인책도 갖췄다는 평가다. 영웅문S# 하나로 고객 매칭부터 계약, 포트폴리오 일괄 발송, 보수 징수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어 시스템 구축 부담을 덜어냈다. 현재 퀀텀투자자문, 두물머리투자자문, 인벡스자산운용 등 10여 개 자문사가 입점했으며, 일부 자문사는 이를 통해 '1만 명 비대면 고객 관리'라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자문사 품질 관리에 대해 키움증권은 S&T 부문이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운용사 트랙레코드를 검증해온 조직이 자문사 입점 심사를 담당하는 구조여서, 팔로워 수만 보고 입점을 허용하는 단순 중개 플랫폼과는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이 사상 최대 실적을 질주하는 호황기에 선제적으로 수익 구조 다각화에 나섰다는 점도 주목된다. 현재 한국거래소(KRX)와 대체거래소(NXT)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은 90조 원에 달하며, 키움증권의 일평균 약정 역시 29조 원으로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 원을 넘어섰다.
키움증권은 자문플랫폼 출시와 함께 퇴직연금 사업 개시, 발행어음 잔고 1조 원 돌파 등 브로커리지 너머의 수익원을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그간 쌓아온 400만 활동계좌와 200조원가량의 예탁자산이 키움증권의 '종합 금융 플랫폼' 도약에 어떠한 자양분이 될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키움증권 제공]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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