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한국은행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진다고 진단하면서, 내수 부진과 미국의 관세장벽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중국의 영향력이 보다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준호 한은 조사국 중국경제팀 과장은 10일 'BOX: 최근 중국 자동차산업 성장의 핵심동인 점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지난해 미국의 관세정책에도 불구하고 승용차 수출 1천억달러를 달성했다"며 "금액기준으로는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수출국으로 부상했다"고 언급했다.
이 과장은 "이러한 중국의 자동차 수출 증가는 최근 중국 수출 호조에도 상당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중국 자동차의 수출 양상을 지역별 및 차종별로 살펴보면 우선 지역별로는 미국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고르게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띄었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미 관세정책 시행 이후 대미수출 감소를 여타국 수출 확대로 상쇄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이 승용차 부문에서는 더 광범위하고 빠른 속도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차종별로는 중국은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 친환경차까지 폭넓은 차종을 갖추고 각국의 무역여건에 따라 유연하게 각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과장은 "중국은 시장 후발주자로서 막대한 개발비용과 기술 축적이 필요한 엔진과 변속기 등은 협력관계에 있는 서방 제조사의 기술에 의존하고, 대신 친환경차 기술개발과 희토류, 전기모터, 배터리 생산 등 자국이 비교우위를 지닌 공급망 확충에 전략적으로 집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 결과 중국은 양산비용을 낮추고 무역여건과 각국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응능력을 갖추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처럼 중국의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게 된 데는 정부의 전략적 지원 및 대규모 내수시장 등의 여건이 맞아떨어진 점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과장은 "중국정부는 2010년대부터 일찌감치 미래성장동력으로서 친환경차 전환을 선정하고 장기 산업정책 등을 수립하고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했다"며 "중국 내 풍부한 수요는 이러한 중국정부의 정책적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대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자동차산업은 정부의 지원과 14억명 인구를 가진 거대한 내수시장에 힘입어 단기간에 생산규모를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의 혜택을 누릴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본격화된 전세계적인 탄소중립 정책으로 글로벌 자동차 수요가 친환경차 중심으로 증가한 점도 중국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 무대로 확장하는데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장은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했던 중국차 업계는 전세계적으로 판매를 빠르게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공급망 전반의 수직적 내재화를 추진한 점도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은 국가와 기업의 긴밀한 협력하에 광물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수직적 공급망을 내재화했는데, 아프리카, 남미 등과의 외교협력 등을 통해 전세계 매장량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광물과 희토류의 채굴권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차량용 소프트웨어·전장 분야에서도 기존의 제조사들이 IT기업과 협업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과 달리 중국은 완성차와 빅테크기업이 개발단계에서부터 구조적으로 융합돼 소프트웨어-하드웨어 통합 개발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과장은 "소재부터 소프트웨어 기술개발까지 공급망이 내재화됨에 따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원가절감뿐 아니라 신모델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며 "그 결과 차종 다변화를 통해 무역여건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다만 중국 자동차 회사의 난립으로 과열 경쟁이 심화하고 부실이 누적되고 있는 측면도 있다면서, 공급과잉 및 가격경쟁 격화 등으로 중국 제조사들의 순이익이 급감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기업간 과도한 경쟁을 지양하고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자 전기차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이같은 내수부진과 미국 관세장벽에 따른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대외 수출확대를 도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 자동차의 부상은 독일, 일본, 우리나라 등 전통적 자동차 강국에게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과장은 "중국의 글로벌 진출이 확대되면서 우리나라 자동차와 중국 자동차와의 수출 경합도는 2020년 이후 매우 빠르게 높아졌다"며 "주력시장 중 하나인 유럽시장에서 우리나라와 중국 간의 점유율 격차도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중국 전기승용차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