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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점검] SK㈜, 내년 첫 영업일 '빅이벤트'…자사주 전량 소각

2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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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SK그룹의 지주사 SK㈜는 내년 첫 영업일에 무엇을 할지 벌써 계획을 세워뒀다. 바로 자기 회사 주식(자사주) 전량 소각이다.

발행주식의 20%가 넘는 자사주를 과감히 소각하기로 오랜 고민 끝에 결단을 내렸다. 정부가 '주주 권익 극대화' 중심의 상법 개정에 드라이브를 걸며 자사주 소각이 의무화된 데 따른 것이다.

SK 서린빌딩

[출처: SK그룹]

12일 재계에 따르면, SK[034730]㈜는 지난달 10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자사주 소각을 결의했다.

사실상 전량이다. 현재 보유 중인 1천798만2천486주(보통주) 중 임직원 보상 목적의 328만8천98주를 제외한 1천469만4천388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전체 자사주의 81.71%이자, 발행주식총수(7천306만8천838주)의 20.11%에 해당하는 양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이사회 당일(3월10일) 종가 기준 5조1천575억원이다. 지주사의 자사주 소각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소각 예정일은 내년 1월 4일로 잡았다. 1월 1일은 공휴일, 2~3일은 주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새해 첫 영업일'이다. 주주가치 제고로 2027년을 시작한다는 뜻이다.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10개월 정도 여유를 뒀다.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빅이벤트'인 만큼, 투자자들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한국거래소는 SK㈜의 해당 공시 직후 다음 날 오전까지 주식 매매를 정지시키기도 했다. 대규모 자사주 소각이 주가 또는 거래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SK㈜는 마침내 '자사주 비중 높은 기업' 꼬리표를 떼어내게 됐다.

그동안 거버넌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SK㈜가 자사주를 소각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끊이지 않았다.

일반 기업은 물론, 주요 그룹 지주사와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자사주 비율(24.8%)은 SK㈜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대표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회사 역시를 이를 잘 알고 있지만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2003년 외국계 헤지펀드 소버린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았을 당시 자사주로 막아낸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언제든 악몽이 재현될 수 있는 만큼, 보험처럼 자사주 방패를 들고 있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은 이제 '선택' 아닌 '필수'가 됐다.

지난달 시행된 '3차 개정 상법'은 기업들이 새로 취득하는 자사주를 1년 이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SK㈜가 내년 1월 자사주를 소각하고 나면 구주주들의 지분율에 변동이 생긴다. 발행주식총수가 20% 넘게 감소해 모두의 지분율이 높아지게 된다.

예컨대 SK㈜의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의결권 있는 지분 기준)은 작년 말 기준 25.42%다. 이들의 주식 수가 그대로라고 가정할 경우, 내년 1월엔 지분율이 32%에 육박한 수준까지 높아진다.

'자사주 방패'는 사라지지만 추가 재원 투입 없이 지분율이 6%포인트(p) 이상 올라가는 셈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주주가치 제고'에 앞장선 기업이란 눈도장을 찍는 건 덤이다.

SK㈜는 "이번 자사주 전량 소각은 투명하고 주주 친화적인 경영을 지속하고, 국내 자본시장에 모범적인 선례를 남기겠다는 이사회의 확고한 의지가 담긴 결단"이라며 "주주를 최우선에 둔 경영 기조를 흔들림 없이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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