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보다 수급 불균형 심화…확장기 장기화 가능성
중동전쟁 영향 제한적…"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조짐 없어"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글로벌 반도체 경기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조사국은 12일 발표한 '글로벌 반도체 경기 확장세 지속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적 인프라 투자로 반도체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공급 확대는 기술적 제약 등으로 제한되고 있다"며 "이러한 수급 불균형을 감안할 때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AI 서버 확산에 따라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유례없이 높은 수준의 수익을 기록하고 생산 능력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인프라 경쟁 심화…과거보다 확장기 길어질 가능성
한은은 이번 반도체 경기 확장 국면이 과거 사이클보다 수급 불균형 폭이 크고 지속 기간도 길어지는 특징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반도체 경기 상승 국면은 스마트폰 대중화(2013~2015년), 클라우드 확대(2017~2018년), 팬데믹 이후 데이터센터 및 IT기기 교체 수요(2020~2021년) 등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최근에는 AI 확산이 새로운 상승 사이클을 이끌고 있다.
보고서는 "이번 확장기의 반도체 수요 증가는 AI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적 인프라 투자에 기반해 가파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반면 반도체 공급 확대는 첨단 공정 전환 등 기술적 어려움으로 제약되면서 과거 확장기보다 수급 불균형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나라는 메모리 산업의 독보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패러다임 전환 과정에서 수혜를 크게 받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확장세 전환 시점은 AI 투자 수익성 검증이 관건
다만 향후 반도체 경기 확장세 지속 기간은 AI 투자 수익성 검증 시기와 글로벌 빅테크의 자금조달 여건 등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봤다.
보고서는 "현 경기 확장세의 지속 가능성은 AI 투자의 수익성 검증 시기와 빅테크 기업의 지속적인 자금 확보 여부, AI 모델의 기술 효율성 진전 정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메모리 생산업체의 증설 속도와 중국 기업의 기술 추격 속도 역시 주요 변수로 지목됐다.
한은은 특히 피지컬 AI 등으로 AI 활용 범위가 확대될 경우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예상보다 더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주욱 한은 조사국 과장은 "향후 로봇·자율주행·스마트 제조분야에서 AI 활용이 본격화될 경우, AI 투자 확대 기조가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전쟁 영향 제한적…데이터센터 투자 지연 조짐 없어
최근 중동전쟁이 반도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은 현 단계에서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유가 상승과 금리 상승,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지연되거나 메모리 공급이 늦춰지는 움직임은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쟁 상황이 심화될 경우 반도체 경기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AI 투자 수익성 검증 시기가 앞당겨지거나 빅테크 기업의 자금 확보 여건이 악화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에너지·소재·장비 조달 차질이 공급망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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