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관리 TF 회장 직속으로…장인화 회장 직접 챙긴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양용비 기자 =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남는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가리키는 말이다. 산업 현장에서 중대 재해는 살아남은 사람에게도 상흔을 남긴다. 이를 보듬기 위해 포스코 그룹 수장이 직접 나섰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이 지난달 30일 '산재가족돌봄재단'을 출범시켰다. 자산 5억원, 이사 10명 체제로 문을 연 이 재단의 이사장은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이다. 재단 목적은 명확하다. 산업재해를 당한 사람과 그 가족의 회복·자립 지원, 자녀 교육 지원, 생계 안정이다.
재단 설립에 이르는 과정은 아픔의 흔적으로 점철됐다. "또 사람이 죽었다." 포스코그룹 현장에서 매년 반복되던 이 말이 재단 설립의 씨앗이 됐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4년 이후에도 사고는 줄지 않았고, 특히 외주·하청 노동자 사망이 반복되면서 "위험의 외주화"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재단은 그 연장선에서 나온 '사후 관리 시스템화'의 신호탄이다.
◇외주·하청은 매년 5~6명 죽는 현장
전국금속노동조합 포항지부와 포스코노조 등에 따르면 포스코 현장에서는 매년 평균 5~6명이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80%가 외주·하청 소속이다. 회사 측 공식 통계는 이보다 낮다. 2022년 임직원 사망만인율 0, 관계사 0.63을 기록한 뒤 2023·2024년에는 0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통계 기준과 포함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건설 계열사 포스코이앤씨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중대재해법 시행 첫해인 2022년 '무재해'를 자축했지만, 이후 2023년 1건, 2024년 3건, 2025년 5건 등 총 9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그룹 전체로 보면 중대재해 건수는 2022년 0건에서 2023년 1건, 2024년 3건으로 늘었고, 2025년 7월까지만 4건이 발생했다.
근로손실재해율(LTIFR)도 들쭉날쭉하다. 포스코 국내 사업장 기준으로 2022년 0.93, 2023년 0.35로 떨어졌다가 2024년 0.83으로 다시 상승했다. 그룹 전체로는 2023년 0.54에서 2025년 잠정 0.79로 치솟았다. 안전지표가 개선 추세를 보이다가 다시 악화된 셈이다.
사고 원인 분석은 매번 이뤄졌다. 하지만 재발 방지 대책이 현장에 뿌리내리지 못했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2020년 '안전사고 재발 방지 3대 특별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3년간 1조원 추가 투자, 안전관리요원 2배 증원, 안전기술대학 설립 등이 골자였다. 그러나 이후에도 중대재해는 이어졌고, 실효성 논란만 키웠다.
◇장인화 회장 직접 나선 '혁신계획'…이번엔 다를까
장인화 포스코 회장이 이사장으로 직접 참여해 운영을 챙기는 구조로 짜인 점도 눈에 띈다. 통상 대기업 사회공헌 재단은 실무 조직 중심으로 운영된다. 이와 달리 최고경영진이 전면에 나선 것은 산재 대응을 그룹 차원의 핵심 아젠다로 끌어올렸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설립 시점과 배경을 고려하면 단순한 사회공헌(CSR) 확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최근 정부는 중대재해 대응과 관련해 기업의 '사후 책임'뿐 아니라 '피해자 보호 체계'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피해자 지원의 지속성과 제도화를 요구하는 기조가 강화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에서 포스코의 재단 설립은 산재 대응을 체계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사고 발생 시 개별 보상이나 일회성 지원에 그쳤다면, 재단을 통해 상시적이고 조직적인 지원이 가능해진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고 이후 대응을 보다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고, 대외적으로도 책임 있는 기업 이미지를 부각할 수 있는 구조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7월 '안전관리 혁신계획'을 다시 들고나왔다. 이번엔 회장이 직접 나섰다. 회장 직속 '그룹안전특별진단 TF팀'을 꾸리고, 외부 전문가·노조·직원이 참여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그리고 이번에 등장한 것이 '산재가족돌봄재단'이다. 장 회장이 이사장을 겸직하며 유가족 지원, 자녀 장학사업, 산재자 자립 지원 등을 체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사고를 예방하는 동시에, 불행히도 발생한 사고에 대한 사후 책임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 화면]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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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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