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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징계하려 '깜깜이 증거' 내민 FIU…법원 "납득 불가" 질타

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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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법원이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에 대한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영업정지 처분을 취소한 배경에 FIU의 허술한 비교근거 제시가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FIU는 두나무가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와의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를 소홀히 했다며 중징계를 내렸지만, 정작 이를 입증할 증거 중 하나인 시점을 알 수 없는 '깜깜이' 상태로 법정에 내세웠다.

15일 연합인포맥스가 입수한 서울행정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FIU는 업비트의 고의 또는 중과실을 입증하기 위해 타 거래소와의 비교 논리를 들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가상자산 사업자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자금세탁 행위 및 공중 협박자금 조달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미신고 가상자산 사업자와 영업 목적으로 거래할 경우 금융당국은 영업정지 처분을 할 수 있다.

FIU는 다른 가상자산거래소는 확약서의 징구 및 가상자산 거래 모니터링 조치 뿐 아니라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거래 차단 등의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업비트만 이런 조치 등을 하지 않았으니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 거래 차단이라는 의무 이행을 소홀히 한 것이라는 논리였다.

문제는 이 비교의 근거로 제출된 타 거래소 임직원 문답서였다.

문답서에는 다른 거래소들이 취한 조치의 시행 시기에 해당하는 부분이 전부 가려져 있었다. 업비트 제재의 대상이 된 기간(2022년 8월~2024년 8월)에 해당 조치가 실제로 시행됐는지를 확인할 길이 없었던 셈이다.

두나무도 재판 과정에서 이 점을 거듭 지적했지만, FIU는 끝내 답변하지 못했다.

FIU는 "문답서 내용으로 답변자가 특정될 수 있고, 다른 거래소에 대한 제재가 진행 중이어서 부득이하게 가림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서울행정법원은 "다른 거래소가 '언제' 어떠한 조치를 취했는지를 밝히지 못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비교 근거로 삼기 어렵다고 봤다.

법원은 비교 논거의 허술함 외에도 FIU의 규제 방식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법령에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하지 말 것'이라는 의무만 있을 뿐, 거래소가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이 없었다는 것이다.

법원은 "금지 의무만 선언하고 이행 기준은 제시하지 않으면 규제당국의 자의적 법 집행 가능성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법원은 다른 거래소가 한 조치를 업비트가 안 했다고 해서 곧바로 고의·중과실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FIU가 위반행위 기간에 다른 사업자들이 취한 추가적 조치를 업비트에 요구한 적이 없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법원은 100만원 미만 거래에 대해 규제당국이 구체적인 이행 지침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나무가 확약서 징구와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 등 나름의 조치를 취했다고 판단했다. 조치가 미흡했다는 이유만으로 내린 제재는 부당하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두나무의 조치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를 차단하기에 충분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사후적으로 충분하지 않았다고 해서 고의 또는 중과실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FIU의 영업 일부정지 처분을 취소했다. 금융위는 즉각 항소할 방침을 밝혔다.

중수부,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실 압수수색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저축은행 비리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수부가 1일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실을 압수수색해 저축은행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빌딩에 위치한 금융정보분석원 입구 모습. 2011.6.1 jieunlee@yna.co.kr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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