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 불안·노동비용 증가…하락 사이클 땐 부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삼성전자[005930] 57조원. SK하이닉스[000660] 40조원. 두 회사가 올해 1분기 기록했거나, 기록한 것으로 전망되는 영업이익이다. 전례 없는 메모리반도체 호황의 풍경이다.
그러나 이면에서는 공급망, 노동 등과 관련한 각종 비용이 조용히 오르면서 장기적인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57조2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755%, 직전 분기 대비 185% 급증하며 새 역사를 썼다.
오는 23일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도 영업이익 약 40조원을 달성한 것으로 증권가는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을 합하면 100조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실적 신기록 이면의 비용 증가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원자재 공급망 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헬륨이다. 헬륨은 반도체 식각 공정에서 웨이퍼를 냉각하는 데 사용된다. 한국은 지난해 헬륨 수입량의 65%를 카타르에서 조달했는데,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카타르의 라스라판 단지가 공격받으며 공급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12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6월 말까지 사용할 헬륨을 미국산으로 대체해뒀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팬 무디스 디렉터는 "미국은 이미 세계 최대 헬륨 생산국이고 2024년 미네소타에서 대규모 매장지가 발견됐지만, 신규 헬륨 공급이 상업적 규모에 이르기까지는 수년이 소요돼 당장의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2개월의 공급 차질은 2개월로 끝나지 않고 복리로 작용해 훨씬 장기적인 문제로 번진다"고 말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달 31일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일정 수준의 원자재 재고를 사전 확보하고 있고, 기업별로 복수의 조달 경로를 운영하고 있어 단기적인 수급 불안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공급망 안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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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삼성전자 노동조합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책정한 SK하이닉스를 따라 파격적인 보상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노조가 내건 수치는 SK하이닉스보다 높은 영업이익의 15%다.
임금은 한번 오르면 잘 내려가지 않는 하방경직성을 가진다. 실적에 비례해 보상하는 성과급은 다른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지만, 막대한 보상을 수령해 본 직원들이 미래에 대폭 감소한 성과급을 묵묵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는 지난 7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배포한 입장문에서 "올해 영업이익 270조원 이상이 확실시되고 있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200조원 기준 특별 포상'이 아닌 실제 성과와 실적 전망에 맞는 정당한 보상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공급망 분절화도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제조 능력 고도화를 막기 위해 첨단 장비의 중국 반입 규제를 강화했다. 작년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간 단위 승인을 얻어내기는 했지만, 언제 다시 새로운 규제가 들어와도 이상하지 않다는 우려가 팽배한 상태다.
현재는 AI(인공지능)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요 강세가 가격을 떠받치면서 비용 증가를 상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메모리가 주기성을 띠는 산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하락 사이클이 도래했을 때 최근 급등한 비용 부담이 수익성을 압박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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