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작년 말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 교보라이프플래닛(교보라플) 디지털전략실장은 '임베디드(Embedded, 내재형) 보험'을 화두로 꺼냈다.
당시 신 실장은 임베디드 보험을 새로운 디지털 보험 생태계를 여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꼽고 "국내에서 인정받은 당사의 우수한 디지털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임베디드 보험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험업계가 '성장의 벽'에 부딪힌 가운데 국내 2위 생명보험사 교보생명 오너 3세가 임베디드 보험을 성장 동력으로 제시자 업계에 화제가 됐다.
현재 교보라이프플래닛,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 디지털 보험사들은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대형 보험사들 역시 본업에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실제로 작년 보험사의 당기순이익은 12조2천17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 감소했다. 생명보험사는 4조9천680억원으로 11.8%, 손해보험사는 7조2천492억원으로 16.2% 줄었다.
과거에는 '누가 더 좋은 상품을 만드느냐'가 승부처였다면, 이제는 '누가 고객의 일상에 더 자연스럽게 스며드느냐'의 경쟁으로 변했다.
한 손보사 임원은 "아무리 좋은 보험을 만들어도 고객이 우리 앱을 직접 찾아오게 만드는 비용이 보험료보다 비싼 게 현실"이라며 "결국 고객이 머무는 유통 플랫폼에 우리 상품을 얼마나 빠르고 가볍게 태우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보험업계는 임베디드 보험에 주목하며 볼트테크와 같은 글로벌 인슈어테크 기업들의 유통 혁신 사례를 참고하는 등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예컨대 볼트테크 모델은 적자에 허덕이는 디지털 보험사에 '저비용 유통로'를, 시스템 혁신이 더딘 전통 보험사에는 '디지털 전환의 고속도로'를 제공한다. 보험사가 각기 다른 플랫폼에 맞게 시스템을 새로 구축할 필요 없이 볼트테크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반 기술 레이어에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하나만 꽂으면 상품 유통 과정을 간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보험을 다양한 서비스에 쉽게 연결할 수 있게 만드는 '플러그 앤드 플레이(Plug-and-Play)' 구조다.
글로벌 볼트테크가 삼성전자와 맺은 파트너십을 비롯해 볼트테크코리아가 국내에서 LG유플러스, 롯데하이마트 등과 확장 중인 생태계는 보험의 역할과 제공 방식에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사고 후 금전적 보상에 그치던 '포스트-로스(Post-loss)' 중심의 전통적 보험을 넘어 파손 여부나 사유와 상관없이 즉시 수리나 교체를 지원해 고객을 사고 전 일상으로 복귀시키는 '프리-로스(Pre-loss, 사전 보호)' 서비스로 진화시킨 것이다. 고객은 물건을 구매하는 짧은 순간, 보험이라는 거부감 대신 '안심 케어'라는 가치를 선택하게 된다.
볼트테크코리아와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맺은 전략적 제휴(MOU)도 새로운 방향성이다. 국내 보험사의 혁신적인 디지털 역량을 볼트테크의 글로벌 인프라에 실어 전 세계 39개 시장으로 유통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국내 인슈어테크가 전체 핀테크 시장의 7.6%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K-보험의 영토를 전 세계로 확장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임베디드 모델이 성숙해질수록 시장의 승자는 더 많은 상품을 판 곳이 아니라, 우리 일상 속에 '보이지 않는 안전망'을 구축한 기업이 될 것이다. 임베디드 보험이라는 새로운 흐름이 보험업계 체질을 개선하고,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보호막이 되길 기대하는 이유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yglee2@yna.co.kr
이윤구
yglee2@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