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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맹공·규제 변화에 美기업들 이사회 '곤혹'

2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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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장원 선임기자 = 미국 기업 이사회가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거센 공세와 규제 환경 변화로 사면초가에 몰렸다.

과거 대주주와의 사전 교감으로 무난히 안건을 통과시키던 주주총회는 이제 경영권을 방어해야 하는 치열한 표 대결의 장으로 변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 시각)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행동주의 캠페인은 163건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다양성 의제에 집중하던 양상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이사회 개편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며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냉혹한 자본주의적 공세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전했다.

◇ 디즈니부터 세일즈포스까지…행동주의 타깃 돼

실제로 최근 몇 년간 미국의 다수 기업이 행동주의 펀드와의 치열한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월트디즈니(NYS:DIS)는 올해 주총 시즌의 가장 뜨거운 전장이었다.

행동주의 펀드 트리안 파트너스의 넬슨 펠츠 최고경영자(CEO)는 디즈니의 저조한 수익성과 스트리밍 사업 부진을 꼬집으며 이사회 진입을 시도했다.

밥 아이거 CEO와 디즈니 측이 표 대결에서 간신히 승리하며 방어에 성공했지만, 양측이 주주 설득에 쏟아부은 비용만 수천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소모전이 컸다.

세일즈포스(NYS:CRM)는 지난해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스타보드 밸류 등 무려 5곳의 행동주의 펀드로부터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받았다.

이 행동주의 펀드들은 방만한 경영과 수익성 악화를 지적하며 세일즈포스의 이사회 개편을 강하게 요구했고, 결국 세일즈포스는 자사주 매입 확대와 비용 절감, 이사회 신규 선임 등 행동주의자들의 요구를 대거 수용해야만 했다.

미국의 거대 중고차 유통업체인 카맥스(NYS:KMX)는 주총에서의 정면 대결을 피하기 위해 행동주의 펀드 스타보드 밸류가 추천한 이사 2명을 선임하겠다며 지난 9일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 무장 해제된 이사회…규제 변화로 방어막 상실

특히 2022년 도입된 '보편적 의결권 위임장' 제도로 주주들이 회사 측과 행동주의자 측이 내놓은 이사 후보를 입맛대로 섞어서 투표할 수 있게 되면서 외부 인사의 이사회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설상가상으로 기존 거버넌스 환경의 변화가 이사회의 방어력을 더욱 약화시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양대 의결권 자문사(ISS·글래스루이스)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하며 규제 당국의 조사를 지시하자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이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시작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패시브 투자자의 이사회 소통을 엄격히 제한하는 지침을 내놓으면서 이사회는 주요 안건에 대한 주주들의 찬반 의향을 사전에 파악할 핵심 소통 창구마저 잃게 됐다.

주주 관계 자문사들은 이사회가 밀실 합의를 통해 갈등을 조기에 봉합하던 시대는 완전히 끝났다고 진단했다.

jang73@yna.co.kr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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