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법인 통해 내달 SEC 신고서 제출…화이트라벨 방식 활용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키움증권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이르면 내달 미국 현지에 'K-반도체'를 테마로 한 ETF 상장 신고서를 낸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자회사 뉴욕법인을 통해 미국 증시 ETF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국내에서 ETF 발행은 자산운용사의 영역이다. 증권사가 ETF를 직접 만들어 상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현지 운용 라이선스를 보유한 파트너와 손잡으면 증권사는 물론 일반 법인, 심지어 개인도 ETF를 상장할 수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구조가 '화이트 라벨링'이다. 현지 ETF 인프라를 통째로 빌려 쓰는 방식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과 펀드 회계, 유동성 관리(AP·마켓메이커) 등을 현지 플랫폼에 위탁한다. 키움증권은 브랜드와 상품 전략, 마케팅에 집중하면서도 신속한 상장이 가능하다.
파트너로는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한화자산운용 등 국내 기업의 미국 ETF 상장을 대행해 온 전문업체 ETC(Exchange Traded Concepts)를 낙점했다.
이는 이미 업계에선 검증된 경로기도 하다. 한화자산운용이 미국에서 성공시킨 K-방산 ETF 'KDEF'도 화이트 라벨 플랫폼을 통해 출시됐다. 해당 ETF는 2천5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끌어모았다. 국내 AI 핀테크 기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도 이 방식으로 'QRFT', 'AMOM' 등의 AI ETF를 상장시킨 바 있다.
키움의 첫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K-반도체 대표주를 묶은 ETF가 유력하다. 미국에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지수 추종 상품은 있지만, 한국 반도체만 겨냥한 ETF는 드물다. 미국 투자자들의 자금을 달러 형태로 한국 증시에 유입시키는 '외화 유입' 효과도 기대된다.
키움증권이 정조준한 미국 ETF 시장은 약 14조 달러(약 2경원) 규모다. 400조원 수준인 국내 시장과는 체급 자체가 다르다. 블랙록에 따르면 2020년 4조4천억 달러였던 시장은 5년 새 폭발적으로 팽창했고 올해 자금 유입 전망치만 역대 최대인 1조4천억 달러(약 2천조원)에 달한다.
최종 목표는 단순한 상품 출시가 아니다. 키움증권은 시장 안착 이후 자체 플랫폼을 구축하는 청사진도 세웠다. 이를 통하면 미국 진출을 노리는 국내 타 금융사나 핀테크 기업에 ETF 인프라를 대행해 주는 '화이트 라벨 플랫폼 제공자'로의 도약도 가능해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한국의 어떠한 증권사·운용사도 브랜드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지수 구성만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한화자산운용의 성공 사례를 보면 K-테마 ETF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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