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김성준 기자 = 가파른 수입물가 상승에도 서울 채권시장 반응이 크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향후 수입 물가가 상당 부분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지만, 이보단 국제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채권시장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경로를 선반영한 점도 시장 반응이 크지 않은 배경으로 꼽힌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일 공개된 3월 수입물가지수는 169.38로 지난 2월보다 16.1% 급등했다.
지난 1998년 이후 28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와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데 영향을 받았다.
다만 전일 3년 국채선물은 충격적 수입물가 오름세에도 장 초반 7틱 정도 상승했다.
품목과 상황에 따르지만 통상 1~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수입 물가가 소비자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채권시장 반응이 차분했던 셈이다.
안재빈 IMF 수석이코미스트 등은 '필립스 커브를 평탄화하는 수입 물가의 역할'(The role of import prices in flattening the Phillips curve: Evidence from Korea)''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10%포인트 수입 물가 상승이 장기적으로 PPI와 CPI에 각각 3.9%포인트와 3.4%포인트 포인트 전가된다고 분석했다.
단순 소비자물가 수치뿐만 아니라 기대 인플레에도 영향을 주면서 채권시장에 약세 재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로 나오면 5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통화정책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기대 인플레도 최근 물가 우려 기사가 많아진 영향 등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이 '전략적 인내' 기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종전이 가시화되고 국제유가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아직 판단을 유보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무엇보다 원월물 국제유가 가격이 근월물보다 더 낮게 형성된 점을 보면 유가 커브엔 향후 유가가 하락할 것이란 기대가 크게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평탄화한 유가 커브가 채권시장의 인플레이션 전망에 영향을 주고 있는 셈이다.
지난 14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인 5월 계약이 배럴당 99달러 수준이지만 2027년 10월 가격은 배럴당 71.7달러 수준이었다.
단기적으로 중동 위험이 유가를 끌어올렸지만, 시간이 갈수록 유가가 상당 부분 상승분을 되돌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은 것이다.
금융시장에서는 통상 만기가 긴 원유 선물 가격은 투기적 수요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중장기 유가 방향을 예측하는 데 유용하다고 평가한다.
채권시장의 한 참가자는 "유가 커브는 향후 몇 달 동안 중동 긴장이 완화하고 공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며 "전쟁 이전 수준까지는 어렵겠지만, 80달러 수준까진 하락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석유최고가격제 시행 등 정부 정책도 인플레 우려 확산을 막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외국계 기관의 전문가는 "정부가 3차 휘발유 가격을 인상하지 않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며 "2주간 휴전 이후 유가가 안정될 것이라 보고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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