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이란전쟁발 에너지 위기에 각국 정부가 긴급 재정지출을 확대하면서 부채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독일정부는 19억달러의 재정을 투입해 유류세를 2개월간 인하했다.
캐나다도 9월 초까지 유류세를 한시 인하하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17억달러의 세수 손실이 초래된다.
이탈리아도 5억9천만달러의 재정을 투입해 5월 초까지 유류세를 인하했고, 호주정부도 2억9천만달러의 긴급 재정을 투입해 유류세 인하를 확대했다. 그리스 정부는 '연료 패스'를 포함해 3억5천400만달러 규모의 긴급 재정 패키지를 발표했다.
이들을 포함해 이란전쟁발 에너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수십개 국가가 세금 인하와 에너지 보조금 지급, 가계에 현금 지급 등의 긴급 재정 대책을 확대했다.
코로나19 기간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충격 당시 각국 정부가 대규모 지원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현재는 당시와 비교해 정책 여력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국제기구들은 경고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보고서에서 "이란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각국 정부로 하여금 가계 지원을 확대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면서도 "많은 국가가 이미 재정 여력이 부족한 상태이며, 일부는 지속 불가능한 부채 수준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IMF에 따르면 전 세계 공공부채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94% 수준이며, 2029년에는 100%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IMF는 그러면서 "재정정책은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필요한 곳에는 지원을 제공하되 재정을 한계 상황으로 몰아넣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재정 압박이 구조적이라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유럽은 국방비 지출 증가와 함께 고령화 대응과 저탄소 체계로의 전환에 들어가는 비용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아울러 IMF는 재정을 위협하는 추가적인 위험 요인도 있다고 강조했다.
무역 동맹이 분열되고 있고, 인공지능(AI)이 경제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으며, 점점 더 많은 정부가 중앙은행 대신 민간 투자자들에게 국채를 떠넘기는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IMF의 입장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입장과도 유사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14일 일시적이고 "선별적인" 지원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집행위는 회원국들과 협의해 각국의 긴급 조치에 명확한 종료 시점을 만들도록 조율 중이다.
이란전쟁은 이미 정부의 이자 비용을 늘리고 있다.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국채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가 지난 14일 발행한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92%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jykim@yna.co.kr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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