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지원 대신 테일러 물량 확대 제시
22조원 규모 AI5·AI6 수주 바탕 협력 유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측의 반도체 생산기지 구축 지원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자사 파운드리 공장을 통한 위탁생산 확대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 머스크의 지원 요청…삼전 기술 이전에 'No'
17일 업계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머스크 측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 팀은 최근 삼성전자에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테슬라는 오는 2029년까지 월 3천장의 웨이퍼를 처리하는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장기적으로는 연간 1테라와트 규모의 컴퓨팅 칩 생산체제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율주행과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AI 인프라 확장에 필요한 반도체를 외부 조달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생산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생산기지 구축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에는 선을 긋고, 대신 자사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활용하는 방향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의 생산 여력을 활용해 테슬라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협력 관계는 유지하되 제조 공정과 관련한 핵심 기술 이전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제조는 설계와 달리 식각과 증착, 세정, 수율 안정화 등 장기간 축적된 공정 노하우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파운드리 업체 입장에서는 이 같은 제조 역량을 외부 프로젝트에 직접 이전하는 데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테슬라가 장기적으로 자체 생산 역량을 확보할 경우 현재의 대형 고객사가 향후 잠재적 경쟁 구도로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삼성전자가 협력 범위를 위탁생산 확대 수준으로 제한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 삼성전자 이미 테일러 공장서 22조원어치 수주
이 같은 대응에는 최근 테슬라 차세대 칩 수주 성과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앞서 테슬라의 AI5에 이어 차세대 AI6 물량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 물량은 22조원 규모다.
삼성전자로서는 이미 대규모 수주를 통해 중장기 협력 기반을 확보한 만큼, 별도의 생산기지 구축 지원보다 기존 파운드리 체계 안에서 주문 물량을 확대하는 방안이 더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다.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 미국 파운드리 전략의 핵심 거점이다.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테슬라와의 지리적 접근성이 높아 공급망 안정성과 고객 대응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테슬라 입장에서도 자체 생산기지 구축에는 대규모 자본 지출과 장기간의 수율 안정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단기간 내 필요한 고성능 AI 칩은 기존 파운드리 업체를 통해 조달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머스크는 삼성전자의 신중한 입장 이후 인텔과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텔 역시 최첨단 미세공정 양산 경쟁력 측면에서 당장 테슬라가 원하는 수준의 성능과 수율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테슬라와의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제조기술 이전에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테슬라의 자체 생산 구상이 이어지더라도, 당분간은 삼성 파운드리를 활용한 위탁생산 확대가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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