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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줄고 실적은 꺾였는데…가상자산거래소 광고비는 1천억으로 늘어

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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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거래소 중 4곳 광고비 확대

해외 거래소는 사업 확장…국내는 입법 지연에 마케팅 의존 심화

서울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업비트 광고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전병훈 기자 = 가상자산 거래량 급감으로 실적이 꺾인 가운데서도 국내 주요 거래소 대부분은 광고선전비를 오히려 늘렸다.

해외 거래소들이 스테이블코인·ETF(상장지수펀드)로 수익원을 넓히는 사이, 관련 입법이 지체된 국내 거래소들은 현물 수수료 구조에 갇힌 채 마케팅 외에는 마땅한 돌파구가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광고선전비 합계는 약 1천억원으로 전년(약 574억원)보다 74% 불어났다. 이 가운데 코빗을 제외한 네 곳은 일제히 광고비 지출을 늘렸다.

같은 기간 5대 거래소 운영사의 영업수익(매출) 합계가 2조2천68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매출 대비 광고 지출 비중이 뚜렷히 커진 셈이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다. 두나무의 지난해 광고선전비는 619억원으로 2024년(250억원)의 2.5배로 뛰었다. 2024년 빗썸(285억원)에 내줬던 업계 1위 자리를 1년 만에 되찾았다. 빗썸의 지난해 광고비는 360억원이었다.

두나무 영업비용에서 광고비는 거래량 연동 지출과 급여·전산운영비 등 필수 고정비를 제외하면 가장 큰 항목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5천578억원으로 10%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7천89억원으로 28% 쪼그라들었다.

실적이 크게 흔들린 거래소도 광고비 집행엔 제동을 걸지 않았다.

빗썸은 당기순이익이 780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꺾였지만 광고선전비는 26% 늘렸고, 코인원은 순이익이 156억원에서 27억원으로 급감한 가운데도 광고비를 18% 확대했다.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경우 2024년 1천305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131억원 흑자로 전환하며 이익 지표는 개선됐지만, 광고선전비는 2억9천만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해외는 넓히는데 국내는 막혔다…"광고 외 꺼낼 카드 없어"

업계에선 이를 불가피한 선택으로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위축돼 투자자 유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거래소가 낼 수 있는 수익은 결국 수수료뿐"이라며 "이용자 유인책으로 이벤트나 광고 외에 꺼낼 카드가 제한적이라 광고비 지출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해외 거래소들은 스테이블코인과 ETF(상장지수펀드) 등으로 사업 외연을 넓히며 거래 수수료 외 수익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허용되면서 거래소 유동성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고 있고, 월가 투자은행(IB)들도 비트코인 현물 ETF를 잇달아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며 가상자산을 제도권 상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국내는 이런 확장 경로가 사실상 막혀 있다.

2024년 7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의 후속 입법으로 추진돼 온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둘러싼 이견으로 1년 넘게 공전하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 역시 정부의 '금가분리(금융과 가상자산 분리)' 원칙으로 금융사의 가상자산 시장 직접 진출이 제한된 상태다.

웹3 리서치 업체 타이거리서치는 "한국은 글로벌 웹3 생태계의 활발한 참여국 중 하나임에도 국내 생태계 조성에는 실패해 시장은 있으나 산업은 없는 기형적 구조가 형성됐다"며 "미국의 암호화폐 자문위원회 사례처럼 산업과의 긴밀한 대화를 통해 투자자 보호와 산업 혁신이 공존하는 규제 선도국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bhjeon@yna.co.kr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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