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프' 없애면…장외시장 과점 완화 일석이조
국내 소규모업체 반색…가격경쟁 심화는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한국거래소가 KRX금시장의 시장가가 국제 금 시세보다 비싼 '김치 프리미엄' 해소를 위한 공급선 다변화에 본격 착수한다.
해외 금 제련업체의 국내 시장 참여가 장외 시장에서 독과점 유통 구조로 인한 공급 차질을 해소하는 메기 역할까지 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17일 한국거래소는 다음 날(18일)부터 KRX금시장 운영규정과 시행세칙 개정안을 시행해 런던귀금속협회(LBMA)가 인증한 해외 금 제련업체의 시장 참여를 허용한다.
이날 거래소는 이사회를 열고 해당 안건을 보고할 예정이다.
지난달 16일 거래소는 KRX금시장 가격이 금 실물 공급 부족으로 국제 금 시세와 괴리되는 현상을 줄이기 위해 해외 금 공급업자의 시장 참여를 추진했다.
글로벌 선진 기준을 충족한 외국 제련업체가 국내 법인을 설립하면 KRX금시장에 직접 금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는 게 골자다.
다만 외국 제련업체가 KRX금시장 진입을 계기로 금 소매 유통시장에 참가한다면 규모 면에서 국내 업체를 압도할 수 있다는 우려와 반발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도 거래소가 금 공급 확대를 위한 KRX금시장 개방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장내 시장과 장외 유통시장을 분리해 접근해야 한다는 판단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국내에는 헤라우스(독일)와 타나카(일본) 등 외국 LBMA 인증 제련업자가 이미 국내에 법인을 두고 있지만 금 소매 유통사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신규로 참여하는 팸프(스위스) 등 제련업자 역시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제련업체가 국내 금 소매 유통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세금으로 인한 무자료 거래 관행이 꼽힌다. 현재 국내 유통시장에서는 부가가치세 10%를 판매자와 소비자가 사실상 가격에 나눠 부담하는 구조다.
만일 금 가격이 100원일 경우, 부가세 10원을 5원씩 나눠서 실제 판매가를 105원에 책정한다. 이는 해외 업자의 경우 금 시세(100원)보다 낮은 95원에 판매가를 잡아야 부가세(9.5원)를 더해 104.5원으로 비슷하게 가격 수준을 맞출 수 있다.
이런 현실적인 관행을 고려하면 외국 업체가 굳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금을 공급할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국내 금 사업자를 중심으로 외국 기업의 시장 참여가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생존권 우려 속에서 외국기업의 참여를 환영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장외 금 유통시장은 김치 프리미엄으로 인한 가격 과열 국면에 소규모 세공업체는 실물 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KRX금시장 가격 왜곡이 완화되면, 장내 시장을 통해 금 실물을 매입하는 대안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외국 기업 참여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반면 국내 금 공급업자 이익은 과점 구조에 불어났다. 금 실물사업자 (주)한국금거래소는 지난해 금 가격 급등에 매출이 7조7천억 원으로 전년(3조9천억 원)보다 약 2배 늘어났다. 순이익은 1천653억 원으로, 전년(205억 원)보다 8배 급증했다.
여전히 일부 유통 및 판매 업자는 장내·장외 전반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할 수 있다는 데에 우려를 표시한다. 하지만 거래소는 장내 시장의 가격 안정화가 장외 금 시장까지 확산하는 선순환 구조를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KRX금시장 유동성 확대를 위해 거래소가 노력하고 있다"며 "조폐공사 또한 금 인증 절차 관련 인력 및 인프라 확대를 추진하는 등 유동성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