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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ISDS 환송중재 이르면 올해 결론…반전이냐 헛심이냐

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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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한국 정부와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이 환송 중재절차에 돌입했다. 8년을 끈 소송이 사실상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당초 약 1천600억원 배상을 명한 원 중재판정이 뒤집히길 기대하고 있지만, 계속된 법정 공방 탓에 지연이자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는 최근 한국 정부와 엘리엇 간 ISDS 사건 환송 중재절차를 개시했다.

이 사건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서 비롯됐다. 삼성물산 주주였던 엘리엇은 정부가 국민연금공단의 합병 찬성 의결권 행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피해를 봤다며 2018년 7월 ISDS를 제기했다. 중재판정부는 2023년 6월 엘리엇의 주장을 일부 인용해 정부에 배상원금과 지연이자 등 약 1천600억원(올해 2월 기준)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정부는 이에 불복해 같은 해 7월 영국 법원에 중재판정 취소소송(1심)을 제기했지만 2024년 8월 각하됐다. 정부는 항소했고, 2025년 7월 항소법원은 1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지난 2월 23일 1심법원은 "국민연금공단은 국가기관이 아니다"라는 정부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건을 다시 중재절차로 환송했다. 이 환송 중재절차가 최근 개시됐다.

영국법에 따르면 사건이 중재절차로 환송된 경우 3개월 안에 새 판정문이 나와야 한다. 일부 판결문 정정으로 환송 시점이 3월로 확정된 만큼 원칙적으로 6월 안에 결론이 나야 하는 셈이다.

소송 당사자의 요청으로 기한이 연기되는 경우도 많아 6월 내 결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수년에 걸쳐 쟁점이 충분히 논의된 사건인 만큼 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정부는 국민연금공단이 국가기관이 아니라는 판단이 나온 만큼 중재판정부가 기존 배상 판단을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법무부는 "환송 중재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이 국가기관에 포함되지 않음을 전제로 청와대·보건복지부의 행위만으로도 엘리엇의 손해와 인과관계가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예정"이라며 "정부는 관계부처·외부 전문가, 국내외 정부 대리인단과 긴밀히 협력하며 최선을 다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출처: 엘리엇매니지먼트]

다만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 우선 이번 환송 중재를 담당하는 판정부는 2023년 6월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바로 그 판정부다. 또 지난 2월 나온 영국 법원 판결문은 앞서 국민연금공단을 국가기관으로 보지 않고도 정부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모펀드 메이슨 사건처럼 엘리엇도 같은 구제를 받을 자격이 있을 수 있다고 시사했다.

만약 이번 환송 중재에서도 정부의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면 소송 장기화로 불어난 지연이자 탓에 2023년 6월 원 중재판정을 즉시 이행했을 때보다 불리한 결과를 맞이할 가능성이 있다.

엘리엇 관계자는 지난 2월 "한국 정부가 중재판정금 지급을 거부함에 따라 납세자들의 부담은 늘어날 뿐"이라며 "중재판정문에는 매일 1만달러 이상의 이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약 80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투자회사 엘리엇과 장기간 소송전을 이어가는 데 대한 대외 이미지 부담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불공정한 합병비율에 문제를 제기했던 엘리엇을 대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를 보며 거버넌스 개혁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은 앞서 엘리엇이 주장했던 합병가액 공정성 확보와 이사회 독립성 강화 등을 상당 부분 담고 있기도 하다.

한국보다 한발 앞서 기업 거버넌스 개혁에 나선 일본에서 엘리엇에 대한 평가는 사뭇 다르다. 최근 도요타그룹의 5조9천억엔 규모 도요타자동직기 공개매수 때는 엘리엇이 전면에서 캠페인을 벌이며 한층 높은 공개매수가를 끌어내 일반주주들의 지지를 받았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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