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선진화 역행"…거래소 노조, 금감원 낙하산 인사 관행 풍자
노조 "검사·감독 권한 통한 인사 개입" 지적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신민경 기자 =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이 금융당국의 낙하산 인사 관행에 반대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직무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를 관행적으로 피감기관에 임명하는 것은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기조에 어긋난다며 비판했다.
17일 한국거래소 노동조합은 부산 본사와 서울 사옥에서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선발 경시대회'를 열고 반복되는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풍자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최근 9년간 반복적으로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자리에 해당 직무 경험이나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가 임명된 현실을 꼬집기 위해 마련됐다.
거래소 1층 본관에는 조선시대 관리를 채용하던 과거시험장을 본뜬 공간을 연출했다. 바닥에는 멍석이 깔렸고 그 위에 나무 책상과 한지, 먹, 벼루 등 문방사우가 준비됐다.
그 주변에는 '관가 나리, 파생상품 실무는 아시오?' '거래소가 만만하냐, 자격 없는 자 낙방이오!' '낙하산 타고 온 선비, 답안지가 백지로구나' 문구가 적힌 피켓들과 문인을 연상케 하는 입간판이 놓였다. 그 위로는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지원 자격과 결격 사유를 적은 대형 현수막도 걸렸다.
노조는 이번 행사에서 거래소 내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자리에 특정 기관 출신의 인사가 사전에 내정되는 등 제대로 된 인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를 권력 구조에 의한 굳어진 인사 관행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역대 거래소 파생상품시장 본부장은 금융감독원 출신 임원이 임명됐다. 현직 본부장 역시 금감원 출신이다.
노조는 "현재 거래소는 금융위원회의 경영평가를 받고 있고, 동시에 금감원은 거래소 검사 및 감독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런 구조 속에서 특정 기관 출신 인사가 요직을 차지하는 왜곡된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인사 실패 문제가 아니라, 외부 권력 구조가 기관의 핵심 인사에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러한 관행은 글로벌 선진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다며, 이는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 기조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북미 최대의 파생거래소인 CME 그룹 회장은 CME 조직 말단에서 시작해 현재 그룹 회장에 올랐다.
노조는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 자리는 특정 집단의 '퇴직 후 안착지'가 아니다"며 "파생상품시장에 대한 초보적인 이해와 유관기관 경력만으로는 글로벌 거래소와의 경쟁은 물론,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조는 "핵심 직위를 전문성과 무관한 보상성 자리로 전락시키는 행위는 자본시장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이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을 향해서도 현행 인사 관행이 정부의 국정 운영철학·자본시장 선진화 기조와 상충한다는 지적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감독기관으로서 타 기관의 인사 적폐를 감시하면서 자기 조직에 관대한 일종의 '내로남불'식 행태에 대한 비판도 제기했다. 노조는 금융기관 인사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즉각적인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노조는 "현 정부는 소위 '관피아'로 지칭되는 문제를 핵심 개혁 과제로 제시해 왔다"며 "그러나 금감원 출신 인사에 대해서는 동일한 관행이 문제의식 없이 반복돼 시장 내 인사 기회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스로 내세운 정책 기조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며, 금융기관 인사의 공정성을 극도로 훼손하는 행위이다"고 지적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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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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