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17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과반노조 공식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4.17 ondol@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예고한 총파업 시점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파업의 청구서는 막대하다. 노조는 파업이 회사의 영업이익을 최대 30조원까지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지난 1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파업이 초래할 손해 규모를 묻는 말에 "18일 동안 파업을 진행했을 때 설비 백업을 감안하면 하루 약 1조원, 최소 20조원에서 30조원 규모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30조원이 어떤 돈인가. 지난해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순위에서 '메모리 투톱(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을 제외하면 1위인 한국전력공사[015760]의 영업이익이 약 13조5천억원이다. 30조원은 그 두 배를 넘는다. 삼성전자가 천문학적인 실적을 올리는 만큼 파업이 초래할 피해도 천문학적이다.
사측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노조의 핵심 요구 가운데 하나는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한 성과급 지급이다. 이 점에서 영업이익에 타격을 주는 노조의 파업은 자해적이다.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그렇다.
노조는 파업에 이르게 된 책임이 전적으로 사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쪽이 100% 옳고, 다른 쪽이 100% 그른 노사 분규는 세상에 없다. 노사 모두 관계 파탄의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2026년은 한국 반도체 산업에 있어 역사적인 한 해다.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 확대 국면에서 핵심 병목으로 메모리가 지목되면서 글로벌 빅테크에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36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판이다. 작년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334조원이었다.
이런 가운데 노사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아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큰 불행이다. 전례 없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제 발로 차버리는 격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서로를 소멸시켜야 할 적이 아니다. 노조는 파업이 초래할 손실이 결국 조합원들에게도 미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사측도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직원의 80%가 노조에 가입한 이유가 무엇인지 헤아리려 노력해야 한다.
노사 모두 한 발씩 양보할 용기가 필요하다. 전쟁을 벌인 뒤 맺는 평화협정은 공허하다. 사전에 외교로 전쟁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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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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