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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의 Why] 장기 고정금리 활용법

2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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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뛰는 대출금리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당분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국고채·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30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250∼6.390% 수준이다. 사진은 1일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은행 ATM 기기. 2026.2.1 saba@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정부의 고강도 압박에 부동산시장에 혼란이 커지고 있다. '주담대 최대한도 6억원 제한 → 고가주택 주담대 추가 제한 → 다주택·임대사업자 주담대 연장 금지'로 이어졌던 일련의 규제들은 부동산시장 내 금융의 입지를 급격히 약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조만간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까지 차단해 부동산과 금융의 '결별'에 마침표를 찍을 방침이다. 초고가주택에 대한 이슈는 지방선거 이후 세제를 동원해 풀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시장에 자금이 몰리는 것 만큼은 반드시 막겠다는 게 이번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하지만 '금융과 부동산의 절연'이라는 표현이 다소 과격한 데다, 퇴로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는 정책의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올들어 시중은행 주담대를 옥죈 결과는 정책금융인 보금자리론의 폭증이었다. 1분기 결과가 이미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시중은행 주담대 총량제한 조치에 보금리자리론은 올해 2월까지 5조원가량 공급됐다. 전년과 견줘 매우 빠른 속도다. 정책대출 비중도 줄이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었지만, 늘 그랬듯 새로운 정책 아래서는 대책을 만든다. 보금자리론 폭증은 결과 중 하나일 뿐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정책들이 실효성·지속성을 겸해 부동산시장의 장기 안정화를 도모하려면 보다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매물출회를 유도하는 정책에 맞춰 이에 대한 소화를 지원하는 과정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공급과 수요의 '엇박자'가 지속될 경우 예상치 못한 시장 충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조치로 나온 급매물에 대해 시장에선 "살만한 사람은 이미 다 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향후 다주택·임대사업자, 비거주 1주택자의 추가 물량까지 받아 시장의 추가 안정화를 도모하려면 매물 소화를 돕는 방향으로 판이 설계돼야 한다.

정부가 도입 시기를 저울질 중인 장기 고정금리 모기지는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정부가 시중은행이 도입하는 순수 장기 고정금리를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허용할 경우, 매물 소화는 물론 정책금융인 보금자리론의 수요 흡수, 금리변동성 완화로 인한 가계부채의 질적구조 개선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그간 국내은행들은 순수 고정금리 상품 취급이 전혀 없었다. 취급되는 고정금리 상품은 모두 정책대출이었단 얘기다. 시중은행에선 5년 주기형과 혼합형 정도가 고정금리에 가까운 상품으로 인식되는데, 이 또한 엄밀히 보면 금리변동 리스크가 남아있는 상품이다. 5년이 지나는 순간 금리 변동성에 노출돼 해당 시기의 금리 수준에 따라 늘 문제를 유발해왔다.

하지만 30년물 등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 활용하면 글로벌 경제·지정학적 이벤트 때마다 반복되는 금리 리스크 확대 우려를 상당히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전체 주담대 중 금리 변동형 비중이 60%가 넘어가는 국내 상황에선 꼭 필요한 조치다.

이벤트 때마다 반복되는 주담대 금리 산정체계도 한번 손보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현재 시중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은행채 5년물을 지표금리로 쓰는데, 이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상당하다.

최근 예금금리는 2%대에 머물고 있는 반면, 혼합형 5년 주담대 금리는 7%를 넘겨 금리 '엇박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예금금리는 보통 정책금리를 따르는 반면, 주담대 금리는 시장금리를 벤치마크로 쓰는 데서 오는 고질적인 문제다.

특히, 현재 시중은행들은 은행채 5년물을 참고해 신규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빠르면 하루, 길면 일주일 단위로 고시한다. 하지만 최근처럼 지정학적 이벤트가 생길 경우 은행채 금리가 4%를 넘어 튀어오르는 경우도 나온다. 이례적이지만, 이러한 불확실성은 향후 언제든 나올 수 있다는 게 최근의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매일 주담대 신규 금리를 고시하는 것은 사회적 피로도만 키우는 메시지 낭비에 불과하다. 이미 주택금융공사 케이스도 있다. 주금공 보금자리론의 경우 지난달 주택저당증권(MBS) 금리 평균을 적용해 한 달 단위로 금리를 바꾼다. 이러한 방식이 예측가능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보다 완성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현행 지표금리인 은행채를 대체할 지표금리를 고민할 필요도 있다. 은행들이 내주는 혼합형 주담대가 실제로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구조인 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은행들의 자금조달 중 은행채와 CD를 통해 확보되는 자금은 전체의 10% 안팎에 불과하다. 대부분이 예수금이다. 이 가운데 60%는 저축성 예·적금, 40% 수준은 요구불예금이다. 은행채가 주요 조달 수단이 아닌 상황에서, 더군다나 변동성과 금리 수준이 상대적으로 크고 높은 은행채 5년물에 주담대 금리를 연동할 당위성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차라리 금리 수준이 30bp가량 낮으면서 조달 코스트를 현실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IRS스와프금리 등을 대안으로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금융기관 미션스퀘어의 율리아 알렉세예바 채권 부문 부사장은 최근 "미국 단기물과 장기물 국채금리가 취약한 균형 상태에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단기물은 경제지표에, 장기물은 인플레이션 기대치와 유가 등의 요인에 따라 당분간 변동성이 크고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변동성은 이제 변수가 아니라 상수가 됐다. 완벽한 때는 없다. 최근의 상황은 고정금리 주담대 도입과 금리산정 체계를 정비하는 데는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다. (금융부 정원 차장)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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