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 채권시장은 중동 전쟁 소식을 주시하며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호르무즈 해협이 열렸다는 우호적 소식을 소화하기도 전에 다시 폐쇄 소식이 들리는 등 전쟁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해협 봉쇄 소식이 서울 채권시장 개장 전에 전해졌다는 사실이다. 최소한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에 델타를 크게 늘렸다가 다시 돌아오면서 왕복 트레이딩 비용을 지불하는 상황은 피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트루스 소셜에 올린 메시지에서 "미국 대표단이 협상을 위해 내일 저녁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다"며 "이란이 합의안을 받지 않으면 모든 발전소와 다리를 파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관계만 놓고 보면 이란 정부는 앞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발표했고, 미국 협상단은 이슬라마바드를 향했다는 점이다. 금융시장은 유조선 공격 등 긴장 고조 소식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낙관론에 좀 더 우위를 둘 수 있다. 휴전 종료 시한을 2일 앞두고 협상 기대는 이어진 셈이다.
장중 유가와 미 국채 금리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다만 최근 채권시장이 유가 상승에 예전만큼 민감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수급 재료론 2조9천억원 규모의 국고채 5년물 입찰이 예정돼 있다.
◇ 채권과 주식의 불안한 동행…종전 가시화되면?
휴전 이후 주식과 채권시장은 동반 강세를 보였다. 다소 불안해 보이는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동행이 얼마나 지속할지도 고민이 드는 부분이다.
주가가 종전 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가운데 추가 랠리를 보일지, 아니면 전쟁 후유증에 따른 경기 둔화 압력에 조정을 받을지에 따라 채권시장의 방향도 엇갈릴 수 있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전쟁이 우리나라 하드 경제지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지도 눈길이 간다.
오는 23일 공개되는 1분기 GDP는 반도체 수출 영향에 생각보다 호조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앞서 21일 발표되는 수출 지표에선 최근 반도체 수출 추이를 다시 짚어볼 수 있다.
한 매크로 헤지펀드 관계자는 "한국 채권 투자 관점에서 중동 전쟁의 충격이 두렵지만, 반도체도 걱정되는 건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지난달 헤지펀드 등 상당수 외국기관은 우리나라 채권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 그만큼 약세 재료에 대한 경계감이 크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으론 그만큼 포지션이 가벼운 상황이고,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 빠르게 강해질 여지가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국고 3년 민평금리(적색)과 코스피(청색) 추이
◇ 수급: "믿을 건 WGBI…입찰 사이클 흔들까"
수급재료의 든든한 원군은 WGBI다. 전쟁 우려 약화에 주식과 원화 가치가 오르는 상황에서 WGBI에 힘입어 채권까지 강해진다면 트리플 강세가 펼쳐질 수 있다.
공교롭게 지수 추종 투자자의 월말 리밸런싱 시점이 초장기 입찰 사이클과 맞물린다.
지난달 30년 입찰 전후로 강력한 외국인 수요 유입에 30년 금리가 눌린 사실이 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펼쳐질지가 관건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30일부터 전 거래일까지 8조여원의 국채를 순매수했다. 일본 공적연금(GPIF)이 매수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다른 일본 기관들도 추가로 매수를 타진하는 기류가 관찰된다.
다만 이에 앞서 공사채 등 공적 보증채권이 연초 계획 대비 수조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소식을 소화할 필요가 있다.
채권시장이 반영했던 과격한 금리 인상 경로를 일부 되돌리는 분위기만 유지된다면 공급 증가가 미칠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
내달 국고채 발행계획의 만기별 비중도 주시할 부분이다. 중동 전쟁과 혼재돼 요인을 발라내기 어렵지만, WGBI 편입 후 수익률곡선의 안정감은 높아졌다.
연합인포맥스
◇ 통화정책 : '만남의 기쁨도 헤어짐의 슬픔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될지도 장중 주시할 소식이다. 20일 재논의가 예정된 가운데 이변이 없는 한 채택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날 이임식을 하는 이창용 한은 총재의 메시지도 눈여겨볼 재료다. 다만 이임식이란 성격을 고려하면 시장에 영향을 줄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앞서 신 총재 후보자도 통화정책 관련 신중한 기조를 보였는데, 현 상황에서 통화당국이 할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반전되는 등 불확실성이 상당한 상황에서 중앙은행도 방향성에 확신을 갖기 어려워서다.
수입 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한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물가 압력이 분산되면서 소비자물가와 기대 인플레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등 적극적으로 충격 완화 방안을 내놓은 점도 변수로 볼 수 있다.
한은이 말을 아끼는 현 상황을 채권시장에 대한 배려로 볼 여지도 있다. 중동 지정학적 위험이 전제되는 상황을 전제로 한은이 대응 방안을 언급할 경우 의도와 관계없이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금리 인하기와 결별했다는 사실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한편으론 통화 당국자 인사와 중동 전쟁 소식에 요동치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긴 레인지장을 스쳐 가는 순간'이란 해석도 나온다. 어디까지 따라갈지 고민은 이날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연합인포맥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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