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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사람들] '스페이스X'의 환율 파장…이정훈 대신證 연구원의 상상력

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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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달러 가치는 미국 자산의 매력에 연동된다. 하반기 이후 스페이스X, 앤트로픽 상장이 예정돼 있어 다시 한번 미국으로의 자금 쏠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정훈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셀사이드 이코노미스트로서 상상력을 가미한 전망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 등 유망 기업의 상장이 가시화하는 데 따라 해외 투자가 늘고 달러-원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물론 수급 여건 개선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나타났던 강도 높은 수급 쏠림은 재발하지 않겠지만 달러화 가치가 오르는 상황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그는 내다봤다.

중동 전쟁이란 대형 리스크가 달러-원 환율을 뛰게 만든 상황에서 이번 고비를 넘기더라도 또 다른 파도가 고환율을 유발할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이 열리면 경기 사이클은 계속되고 달러도 다시 약세로 갈 것"이라며 "달러-원 환율은 수급 여건이 개선된 덕에 지난해와 달리 달러 약세를 잘 쫓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1,400원 부근까지는 하락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연말 즈음에는 다시 미국으로의 자금 유출이 심화하면서 달러-원 환율도 올라가는 방향"이라며 "스페이스X와 앤트로픽 상장 이후 내년까지가 팬데믹 이후 달러 강세 사이클의 마지막 불꽃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공인재무분석사(CFA)이기도 한 이 이코노미스트는 대학에서 국제무역학과 경제학을 전공하고 2021년 유진투자증권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최근 대신증권으로 둥지를 옮겨 경제 분석과 환율 전망 업무를 맡고 있다.

이 이코노미스트의 목표는 외환시장에 중장기적인 아이디어, 독특한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 딜링룸과 함께 호흡하는 은행권 이코노미스트와 달리 매크로 상황을 조금 더 집중해 분석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의 원화 약세, 즉 달러-원 환율 상승은 결국 되돌려질 것으로 봤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월 달러-원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상승한 것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한 오버슈팅"이라며 "종전 이후 에너지 공급 차질이 완화하고 유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면 환율도 내려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장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우상향하고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해외 투자 확대에 따른 수급 여건 변화를 핵심 배경으로 꼽았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약화로 원화 약세가 장기화한다는 견해도 있으나 과연 유럽 국가들보다 펀더멘털이 약한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환율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란 기대를 갖는 것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환율을 결정하는 여러 요인이 있는데 경기 순환 요인도 그중 하나"라며 "그런데도 원화가 중장기적으로 계속해서 절하한다고 보는 것은 경기 순환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느 순간 미국 경기가 생각보다 나빠지는 시점이 오고 달러화가 약세로 갈 가능성이 있으므로 일방향 기대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을 돌발 변수로 꼽았다.

중동 전쟁 후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유가가 빠르게 떨어지지 않고 90~100달러에 머물면서 미국 경기는 순항하는 상황이 제일 위험한 상황일 것으로 판단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기본 전망은 연준이 올해 한 번 정도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지만,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고 미국 경기가 잘 버티는 경우 오히려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을 전망할 때 균형 환율에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적정가치나 균형 환율 등에 과도하게 집착하지 않으려 하고 균형 환율을 도출할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단기 환율을 전망할 땐 그 시점에서 환율 변동을 주도하는 변수가 무엇인지 파악하려 한다"고 했다.

2022년까지는 주로 무역수지에 연동됐지만 그 이후로는 내국인 해외 투자나 엔화와 연동이 더 심화했다고 본다며 단기적으론 엔화, 중장기적으론 유로화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이코노미스트는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자신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고 했다. 인터뷰 직전 점차 더워지는 날씨에도 그는 따뜻한 커피를 선택했다.

야구 역시 스트레스 해소법이지만 최근에는 사정이 조금 달라진 모양이다.

그는 "예전에는 야구를 자주 봤었는데 요즘은 야구를 보면 스트레스를 더 받아서 잘 보지 않는다"면서 현재 꼴찌팀 팬임을 넌지시 전했다.

적성에 맞아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는 이 이코노미스트는 외환시장 참가자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지난해부터 외환시장을 지켜보다 보니 시장 앞에서 겸손하라는 말은 주식시장보다 외환시장에 더 잘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여러 외환시장 참가자분들께 존경을 표하며, 겸손한 자세로 일하겠다."

ywshin@yna.co.kr

신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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