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후보자가 21일(현지시간) 연방 상원 인준 청문회에 등장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력한 금리 인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그가 연준의 대차대조표 축소를 통해 인하 통화 완화 논리를 세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9일(현지시간) 연준에 따르면 지난 수개월간 19명의 연준 정책 결정자들 사이에서 금리 인하를 지지한 인사는 거의 없었다. 백악관과 긴밀한 관계로 알려진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만이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주장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워시 후보자는 대차대조표 축소와 금리 인하를 교환하는 방식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실제 마이런 이사는 최근 연설에서 대차대조표 축소가 바람직하며 이는 통화정책을 보다 완화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코로나 팬데믹 동안 대규모 자산 매입에 나서 대차대조표를 9조달러까지 늘렸다가 양적 긴축을 시도했지만, 시장 불안정으로 중단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조 가뇽 연구원은 "워시 후보자가 대차대조표 축소로 인한 긴축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 단기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동료들을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즉, 한 손으로는 대차대조표를 조이면서(긴축), 다른 손으로는 금리를 내리는(완화) 방식을 통해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끌어낼 것이란 뜻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금리 전략 헤드인 마크 카바나는 "대차대조표 축소가 왜 금리를 낮춰야 하는지에 대한 워시 후보자의 핵심 논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가뇽 연구원은 "워시 후보자가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금리를 100bp 낮출 수 있다고 말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차대조표 축소 대응으로 50bp를 낮추고, 나머지 50bp는 관세와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이 진정된 이후 낮추는 시나리오를 준비했을 것이란 게 가뇽 연구원의 관측이다.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 위해서는 대략 두 가지 방식이 거론된다.
우선 자산 매각으로, 시장에 국채 등을 직접 파는 방식이다. 금융시장에 큰 혼란을 야기하고 위험자산의 가치 폭락을 초래할 수 있어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음으로는 자산준비금의 수요 관리로, 은행들이 연준에 예치하는 약 3조달러 규모의 지급준비금 수요를 낮추는 방식이다. 규제 완화를 통해 은행들이 준비금을 덜 보유하도록 유도하면 연준은 자산을 자연스럽게 줄일 수 있다.
연준 전문 조사 기관인 라이트슨 아이캡의 루 크랜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은행들이 과도한 준비금을 보유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선택지들을 탐색하는 데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은행권이 준비금을 쌓아둘 필요가 적다고 생각하게 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면, 연준은 대차대조표를 줄일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모두에게 '윈-윈'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카바나 헤드는 "연준이 준비금 수요를 줄이는 설계를 할 수 있다면, 자산의 만기가 돌아올 때까지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산을 줄이는 프로그램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다만, 재니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가이 르바스 수석 전략가는 "은행들의 많은 준비금을 요구하는 복잡한 규제와 정책을 만드는 데 20년이 걸렸다"며 "이런 규제가 바뀌고, 이에 따른 모든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정책들이 빠르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차대조표 축소가 반드시 금리 인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파월 의장의 전 수석 고문이자 현재 존스홉킨스대 경제학 교수인 존 파우스트는 "100bp 인하 주장은 대체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코 낙관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 인하를 간절히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춤형 금리 인하 서사를 짜내는 것과 이에 회의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설득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차대조표 축소가 설사 가능하더라도 관련된 은행 규제를 개혁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파우스트 교수는 "기준금리 인하가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에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카바나 헤드는 "결국 시장이 워시 후보자의 주장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금융 여건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대차대조표를 줄이면서 금리 인하를 정당화하려는 그의 논리는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금리 인하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시장이 워시 후보자가 내세울 논리를 쉽게 수긍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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