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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 이른 공급망] 정유업계, 시간 흐를수록 '수익성 압박'

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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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으로 원유보다 정유제품가격이 더 상승…정제마진 증가

원유조달 차질 장기화하면 정유업계, 공장가동률 낮추고 고정비 부담↑

중동전쟁 여파로 정제유 생산감소

[출처: 연합인포맥스 AI 인포그래픽]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중동전쟁이 장기화할수록 국내 정유업계가 수익성 압박에 직면할 수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단기적으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보다 정유제품 가격이 더 크게 올라 정유업계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원유 수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정유업계가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고정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분석됐다.

◇ 원유보다 정유제품이 더 크게 상승…정유업계, '수익성 향유'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가는 중동 전쟁 발발 이전인 지난 2월 27일 71.24달러(배럴당)에서 이달 17일 102.2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중동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탓이다.

중동은 글로벌 원유 공급의 핵심 생산지역이다. 국내 정유사는 원유 도입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두바이유 가격이 오르면 국내 정유업계의 원유 도입비용이 증가한다. 하지만 정유업계 입장에서 이런 비용 부담이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됐다.

원유가격보다 정유제품 가격이 더 크게 상승해 정제마진이 증가한 결과다.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탓에 정유제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유업체는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와 경유, 항공유 등 여러 정유제품을 생산한다.

실제 아프리카와 동남아 등은 휘발유와 경유 등이 동나기 시작해 '국가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 이 때문에 항공유, 경유 등 정유제품을 비싸게라도 사려는 수요가 있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50년간 정제유 수요·공급성장률은 2% 수준"이라며 "(중동전쟁으로) 생산이 15% 감소해 생산자보다 소비자가 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봉쇄로 원유보다 정유제품 시장이 더 큰 충격을 받았으나 정유업체가 곧바로 특정 정유제품 생산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

정유업체가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는 있어도 원유 투입 시 산출되는 유종별 비율 자체를 단기간 내 바꿀 수 없는 탓이다.

원유를 정유공장 증류탑 속에서 가열하면 끓는점에 따라 휘발유, 나프타, 등유, 경유, 중유 등 여러 가지 기름이 나온다.

◇ 원유조달 차질 장기화하면…정유업계 수익성 부담 '점증'

특히 최근 몇 년간 유럽과 미국에서는 일부 정제설비가 영구 폐쇄되거나 바이오 연료설비 등으로 전환되면서 중간 유분 공급능력이 축소됐다.

중간 유분은 원유를 정제할 때 나오는 여러 유분 가운데 끓는점이 중간 정도인 제품군이다. 등유, 항공유, 경유 등이 중간 유분이다.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에쓰오일(S-Oil)[010950]과 SK이노베이션[096770]은 정유부문 매출액의 45~50%가 중간유분에서 나온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등유·항공유·경유 크랙(정제마진)이 역사적 수준까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현재 국면에서는 중간유분 크랙 확대로 원가 부담을 상당 부분 상쇄하거나 오히려 압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핵심은 원가(원유) 상승이 아니다"며 "중간유분 마진 확대 폭이 그보다 더 크고 더 빠르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유업계는 원유조달 차질 장기화 등으로 공장 가동률을 낮춰야 하고 고정비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문호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중동 지역 원유조달 차질이 장기화하면서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 재고가 소진되고 정부 비축유를 활용하는 단계로 진입하면 정유사들의 설비 가동률이 하락할 수 있다"며 "원유 조달 차질 장기화로 공정 운영 리스크가 발생할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정부가 중동지역 등에서 원유를 확보하고 있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정유업계는 정부가 확보한 원유를 받을 수 있을지 주시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을 방문하고 돌아온 강훈식 비서실장은 지난 15일 올해 말까지 원유 2억7천300만 배럴 도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원유와 나프타를 확보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수중에 들어오는 게 중요하다"며 "정부에서 석유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ygkim@yna.co.kr

김용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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