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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500조 시대…은행권 내 싸움에 '머니무브' 방어까지 '안간힘'

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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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銀, 삼성생명 퇴직연금 처음으로 넘어서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국내 퇴직연금 시장이 적립금 500조원 시대를 맞이하며 은행의 '머니무브' 방어와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 논의까지 가세하면서 은행권 내 싸움에 증권사로의 자금 이탈까지 방어해야 하는 이중고에 애를 먹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5년 1분기 약 36조8천억원이었던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년 만에 49조3천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 증가액 기준 1위다.

이어 신한은행은 4대 시중은행(KB·신한·우리·하나) 중 가장 높은 적립금 규모로 퇴직연금 시장에 있어 리딩뱅크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장기간 1위를 유지해 온 삼성생명보험을 처음으로 넘어섰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올 1분기 기준 삼성생명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53조4천763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올 1분기 기준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합해 총 54조7천391억원을 기록했다. 탄탄한 운용 능력을 바탕으로 대형 사업자로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적립금 금융권 전체 1위 달성은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서 생애주기 연금 자산관리 역량과 수익률 경쟁력이 만들어낸 성과"라며 "'연금전문은행'으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수익률을 중시하는 가입자들이 원리금 보장 상품 위주의 은행권에서 실적 배당형이 강한 증권사로 이탈하는 '머니무브'는 지속되는 추세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1분기에만 4조3천426억원에 달하는 자금이 유입돼 은행과 증권, 보험을 통틀어 가장 높은 적립금 증가를 기록했다.

은행들은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맞춤형 타깃데이트펀드(TDF) 확대 공급, 개인별 수익률 분석 리포트 제공 등 디지털 중심의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 도입도 은행 퇴직연금 시장에 향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현행 계약형 퇴직연금의 낮은 수익률 문제를 해소하고 노후 소득 보장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기금형 제도가 도입되면 개별 금융기관의 운용 수익률이 고객 선택의 기준이 되는 셈이다. 기금화가 현실화하면 안정적인 원리금 보장 상품에 강점을 가진 은행권은 상대적으로 실적 배당 운용에 익숙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등에 비해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

기존에는 기업과 개별 계약을 맺었기에 영업력이 중요했지만, 기금형이 도입되면 은행권의 강점이었던 광범위한 기업 거래 네트워크와 영업력이 힘을 잃을 수 있다.

대형 은행들의 기금화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규모 적립금을 바탕으로 한 통합 운용 역량과 리스크 관리 인프라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머니무브 방어와 기금화 대비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인프라를 갖춘 은행의 경쟁력이 낮지는 않지만, 기금화 도입 시 수익률을 두고 유치 경쟁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앞으로 모든 사업장에 퇴직연금 도입이 단계적으로 의무화되고, 수익률 제고를 위한 운용방법의 하나로 '기금형 퇴직연금'이 본격 도입된다. minfo@yna.co.kr

smhan@yna.co.kr

한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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