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아키텍처 탈피해 '개방형 표준' 주도…2027년 탑재 목표
설계 유연성 확보…기존 '트라이코어'와 병렬 운영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1위인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가 업계 최초로 RISC-V(리스크-파이브) 기반의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제품군을 출시하며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했다.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표준'을 통해 자동차 제조사(OEM)의 설계 자율성을 극대화하고 혁신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촬영: 윤영숙 기자]
◇ "반도체의 리눅스이자 맞춤형 양복"…효율성 극대화
인피니언은 20일 송파구 올림픽로 롯데호텔월드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차량용 MCU인 'AURIX™(오릭스)' 포트폴리오에 RISC-V 아키텍처를 도입한 제품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ISC-V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명령어 집합 구조(ISA)로, 인피니언은 이를 "반도체의 리눅스이자 맞춤형 양복"이라고 정의했다.
최재홍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코리아 오토모티브 사업부 기술총괄 부사장은 "기존 ISA가 정해진 대로 입어야 하는 기성복이라면, RISC-V는 필요한 기능만 넣고 불필요한 기능은 뺄 수 있는 모듈러 형태"라며 "하드웨어 수준의 안전 설계가 용이해 ISO 26262 및 ISO 21434 인증 대응에 유리하고, 센서 데이터 처리부터 고성능 AI 제어까지 동일한 아키텍처로 대응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도입은 특정 벤더에 대한 종속성을 해결하려는 자동차 업계의 요구를 반영했다. 로열티 문제나 공급망 불안 시 벤더의 수동적 대응에서 벗어나, 자동차 업체(OEM)이 원하는 기능을 직접 정의하고 설계할 수 있는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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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이코어와 병렬 공존…2027년 도로 주행 목표
인피니언은 RISC-V 도입이 기존 주력 아키텍처인 '트라이코어(TriCore™)'를 대체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토마스 뵘(Thomas Boehm) 인피니언 오토모티브 마이크로컨트롤러 사업부문 수석 부사장은 "과거처럼 코어 세대가 순차적으로 교체되는 시대는 지났다"며 "트라이코어는 2040년까지도 대량 생산 계획이 있으며, RISC-V와 병렬적으로 공존하며 상호 보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BMW는 인피니언의 차세대 제품인 'TC4-X'(트리이코어기반)를 활용해 최신 영역 아키텍처를 구현하고 있으며, 인피니언은 2027년부터 RISC-V 기반 차량이 본격적으로 도로를 달리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 고객사들 역시 기존 트라이코어 자산을 유지하면서도 SDV 및 AI 기반의 새로운 기능을 위해 RISC-V 도입을 전략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촬영: 윤영숙 기자]
◇ 퀸타우리스 통해 생태계 확장…ARM과는 "경쟁보다 공존"
인피니언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합작 설립한 '퀸타우리스(Quintauris)'를 통해 RISC-V의 산업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뵘 부사장은 "소프트웨어 툴은 고비용이 발생하므로 표준화가 필수적"이라며 "퀸타우리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원활하게 적용될 수 있는 표준 프로파일을 정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인피니언은 실제 칩이 출하되기 전 가상 환경에서 소프트웨어를 검증할 수 있는 '가상 프로토타입(Virtual Prototype)'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를 통해 고객사는 하드웨어 개발과 소프트웨어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는 '시프트 레프트(Shift-left)'를 실현, 신차 출시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된다.
암(ARM) 아키텍처 비중 축소 우려에 대해 인피니언은 "ARM과의 대결이 아니며 시장에서 잘 공존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향후 10~15년 뒤의 차량 혁신을 지탱할 여력을 고려했을 때 확장성과 비용 구조가 우수한 RISC-V로의 투자는 필수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인피니언은 현재 36%인 차량용 MCU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RISC-V 생태계 리더십을 공고히 할 방침이다.
뵘 부사장은 자동차를 넘어 유사한 기술 구조를 가진 로보틱스 및 피지컬 AI(Physical AI) 분야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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