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크게 흔들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체질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거시적(매크로) 공포에 무너졌던 과거와 달리 기업의 이익 창출 능력과 펀더멘털에 집중하는 '바텀업'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을 짓누르는 가장 큰 변수는 한국 시각으로 오는 23일 오전 9시 종료되는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의 향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여파로 전일 국제유가(WTI)가 재차 급등하는 등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간밤 뉴욕 증시 역시 나스닥 지수가 14거래일 만에 하락(-0.26%)하는 등 짙은 관망세 속에 단기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하지만 매크로 노이즈에 대응하는 스마트 머니의 시선은 실적을 향해 있다.
국내 증시에서는 오는 23일 1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영업이익 컨센서스 34조 9천억 원)가 전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메르세데스-벤츠와 다년 계약을 맺은 삼성SDI가 반등한 것이 대표적이다.
협상과 파기를 오가는 지정학적 변수보다 기업 본연의 독점적 지위와 수주 성과라는 숫자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KB증권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PER은 3.5배에 불과하다. 삼성전자도 5배 수준이다.
실적을 좇는 글로벌 자금의 유입세도 뚜렷하다. 지난 3월 코스피 시장에서 35조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던 외국인은 4월 들어 4조 원대 순매수로 돌아섰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자금 유입도 거세다. 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EWY ETF'에는 4월 들어서만 2억 4천만 달러가 순유입되며 연초 이후 누적 순매수 66억 달러를 기록 중이다. 미국에 상장된 DRAM ETF 역시 이달 약 9억 9천만 달러의 자금을 빨아들였다. 주도주들의 강력한 실적 모멘텀이 외국인 패시브 자금의 중장기 자산 배분 매력도를 높인 결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매크로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 변동성보다는 실적 장세로의 전환에 주목하며 회복 탄력성이 입증된 주도주 중심의 대응을 권고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전쟁 리스크에 갈수록 둔감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협상이 타결되면 시장의 무게 중심은 온전히 실적 시즌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한 연구원은 "이번 주 중반 이후 반도체 조선 방산 기계 등 국내 주도주의 실적 시즌을 거치며 추가적인 이익 레벨업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향후 출현할 수 있는 지정학적 이슈 등에 따른 증시 조정을 주도주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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