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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혁의 투자] 호르무즈 타결 후 날아올 청구서

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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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코스피 지수는 중동사태 발발 전 고점인 6,300선 부근으로 올랐지만,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이전의 60달러 중반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WTI는 113달러에서 90달러 부근으로 내려온 정도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의 돌파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데도 증시만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코스피와 국제 유가의 비동조화가 새로운 추세인지 투자자들은 어리둥절하다.

코스피(녹색)와 WTI(빨강) 가격 괴리

호르무즈 해협의 평화는 빨라도 5월 말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게 현재 시장의 관측이다. 미래 예측 베팅 플랫폼인 폴리마켓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의 영구 평화협정 타결 시점에 대한 베팅은 6월 30일이 70%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이 5월 31일로 60%였다. 빠른 타결이 안 된다면 고유가 상황이 더 지속할 수밖에 없는 데다 유가의 하방경직성도 더 심해질 여지가 많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세 이슈는 큰 걸림돌이다. 유가는 이런 점에서 주가와 달리 이전으로 못 돌아가는 셈으로 보인다.

유가와 별도로 배상금 부담도 가능성 있다. 이달 초 이란이 미국에 제시한 10개 조항이 공개됐는데, 여기에 전쟁 피해에 대한 배상금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태 보여준 스타일상, 미국이 이를 지급한다면 전액을 부담할 여지는 적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걸프 지역의 에너지 수출국과 세계 주요 수입국에 이란 재건 비용을 전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도입 의존도가 원유는 61%, 나프타는 54%에 달한다.

관세는 호르무즈 타결과 무관하게 다가올 현실이다. 미국 대법원의 불법 판결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관세의 부활을 선언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무역법 301조를 언급하면서 "이르면 7월 초까지 기존 수준의 관세를 다시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301조는 상대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해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항이다. 다만 중국이 과거 트럼프의 관세에 대해 희토류 수출제한으로 맞대응한 사례가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 휴전을 모색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풀리더라도 그 이전의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이 재현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에 대한민국이 드러낸 취약점은 구조적으로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계속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많고, 여기에 관세 파도가 겹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희토류같이 무기로 활용할 '경제적 조임목'이 별로 없다. 사람의 참모습은 어려울 때 드러난다고 하듯이 이재명 정부의 실력도 리스크에 대한 대응의 차이에서 갈릴 것이다. 호르무즈 문제의 타결은 문제의 종료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선임기자)

liberte@yna.co.kr

이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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