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조성' 증권사 과표 급증…손익통산 배제
사이드카 장세까지…비은행 과세 형평성 지적도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증권사의 교육세가 급증한 배경에는 유가증권 거래에 대해 손익통산을 적용하지 않는 세제 구조가 지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보험업자의 교육세 과세표준에 해당하는 수익금액을 계산할 때 유가증권 매매차익에 손실과 이익을 모두 반영한 손익통산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세제 개편에서는 국채 현물 거래에만 손익통산을 일부 허용됐다.
하지만 주식 등 유가증권 매매 손익은 상계하지 않고 수익금액을 그대로 교육세 과세표준으로 반영하면서 교육세 부담이 예상보다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증권사의 시장 조성 및 유동성공급자(LP) 업무에 있다. 시장의 원활한 거래를 위해 증권사는 매수와 매도 호가를 양쪽에서 동시에 촘촘하게 제시하면서 투자자의 거래를 돕는다.
이 과정에서 포지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파생상품이나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주식 바스켓 종목에 대해 반대거래를 병행한다.
문제는 현행 세제는 수익 금액을 기준으로 인식하면서 거래대금이 늘어나거나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과세표준이 동반 확대된다는 점이다. 실제로는 비용을 제한 순이익이 크지 않아도 세금 부담은 늘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한 대형 증권사는 지난해 연간 영업수익 약 15조 원 가운데 80%가량이 이를 수행하는 S&T(세일즈앤트레이딩) 부문에서 발생했다. 다른 증권사 역시 해당 부문이 영업수익의 40% 수준을 차지하는 등 유가증권 매매가 차지한 비중이 컸다.
올해 1분기처럼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세금 부담은 더 가중되는 구조다. 변동성이 커질수록 시장조성을 위해 매매 수익과 비용이 동시에 증가하는데, 교육세 구조는 손익통산이 적용되지 않고 수익금액만 반영해 세금 부담이 커지게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 LP나 트레이딩 부서의 거래량이 많았기 때문에 교육세 부담이 늘긴 엄청나게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매 손익 상계가 안 되니까 사이드카나 VI 발동 횟수도 2배 더 늘어난 것처럼 변동성이 크면 (매매수익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주식시장 호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주가가 지난해보다 약 3배, 6배 넘게 늘어났다. 시장 조성을 위한 매매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출처:국가법령정보센터
국채를 제외한 채권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
증권사가 환매조건부채권(RP) 상품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채권을 매입할 때 발생하는 매매손익도 상계되지 않고 교육세 과세표준에 반영된다. 이를 기반으로 RP 매도 등으로 다양한 레버리지 투자도 마찬가지다.
실제 이익 규모와 무관하게 수익을 그대로 반영해 세금이 발생한다.
업계에서는 교육세 산정을 위해 유가증권 손익통산을 반영하지 않는 문제점을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시장 조성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수록 세금 부담이 더 늘어나는 구조라는 점에서 개선 필요성이 거론된다.
자본시장연구원 역시 증권사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수행하는 시장 조성과 유동성 공급 역할은 은행이 외환시장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현행 제도상 외환과 파생상품 거래는 교육세 손익통산을 허용한다. 이 차이는 외환 관련 파생상품의 거래가 은행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점에서 은행과 비은행 간 교육세 부담 차이라는 지적도 있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수익 금액만 반영되는 금융회사의 교육세 과세표준 산정 방식에 대해 지속해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세율 인상으로 세 부담이 확대되는 현시점에 손익통산 범위 확대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급격한 세수 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유가증권 부문에 손익통산을 도입하고, 이후 세수 영향을 점검하면서 유가증권과 파생상품 간 손익통산까지 중장기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비즈니스는 순이익이 발생하는 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게 맞다"며 "하지만 매매 조직의 경우 수익만큼 손실도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현행 방식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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