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민경 기자 = 다음 달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2배 하락 베팅도 가능해진다. 자산운용사들이 두 종목에 대해 레버리지뿐 아니라 곱버스로도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을 준비 중이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삼성전자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와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곱버스' 등 ETF 2종을 준비하고 있다. 또 신한자산운용은 SK하이닉스의 주가 움직임을 각각 2배, -2배 반영하는 레버리지·곱버스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모두 다음 달 출시가 목표다.
일명 곱버스는 인버스의 2배(곱하기)를 뜻한다. 인버스는 지수(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이 난다. 결국 곱버스는 지수 하락률의 2배만큼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주가가 5% 내리면 10%의 수익을 보지만, 반대로 5% 상승하면 10%의 손실을 보는 '고수익·고위험' 상품이다. 기대 수익률이 높은 만큼 원금 손실 위험도 크다.
그간 국내에선 분산투자 요건 때문에 온전한 '단일종목 ETF(ETN)' 출시가 불가능했다. 채권을 혼합한 단일종목형 ETF만 있었다. 하지만 미국과 홍콩 등에선 다양한 단일종목 ETF가 상장돼 있어, 국내 투자자들 역시 해당 상품을 매매해 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으로 길을 터주면서 우리나라 시장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와 곱버스 ETF를 사고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운용사 8곳이 첫 상품을 오는 5월 22일 동시 상장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는 운용사당 초기 상장 ETF 종목 수를 총 2개로 제한했다. 동일종목이라도 레버리지와 곱버스는 별개의 상품으로 본다. 결국 운용사로선 선택지가 삼성전자 레버리지와 삼성전자 곱버스, SK하이닉스 레버리지와 SK하이닉스 곱버스 등 총 4개다. 한국거래소는 첫 동시 상장 때 인버스 상품은 내지 않도록 운용사들을 창구 지도했다.
대부분 운용사가 양대 반도체주를 기초로 한 레버리지 ETF를 내기로 한 상황이다. 두 종목의 증권가 실적 전망이 밝은 데다 코스피지수를 연일 견인하고 있어서다. 또 당초 당국이 서학개미 복귀와 국내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손본 것인 만큼, 상승 베팅 수요를 겨냥한 레버리지 상품을 내놓는 게 정부 당국의 취지에 부합한다는 판단이다.
이런 가운데 한화자산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레버리지와 곱버스 ETF를 동시에 준비하며 차별화에 나선 모습이다.
하락에 베팅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시해 투자 수요를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상품 구조가 단순한 레버리지 단일종목 ETF 특성상 보수 이외에는 운용사들로선 차별화를 꾀할 방법이 없다. 삼성과 미래에셋 등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는 대형 운용사와 경쟁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도 분석된다.
이들 운용사로선 부담도 적지 않을 예정이다. 양방향 상품을 내놓는 것이지만 시장의 시선은 '하락 베팅'에 쏠릴 수 있어서다. 실제 2023년 9월 KB자산운용은 당시 광풍 수준이었던 2차전지 산업에 역베팅하는 인버스 ETF를 내놓았다가 초반 관련주 투자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시장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금처럼 가파른 상승장이 이어질수록 향후 하락 위험에 대비할 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모두가 '롱'(매수)을 말하는 상황에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상품이 나오는 건 오히려 긍정적"이라며 "헤지 수요를 충족할 선택지가 시장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mkshin@yna.co.kr
신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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