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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투자자이자 주관사…DCM의 캡티브 딜레마

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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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한동안 부채자본시장(DCM)을 달궜던 캡티브 영업에 대한 당국의 검사가 '경영 유의' 조치로 일단 막을 내린 모습이다.

캡티브 영업은 회사채 발행 주관 업무를 맡은 증권사가 사내 채권 운용 부서나 계열 자산운용사 등을 활용해 수요를 부풀리는 방식이다.

증권사 간 치열한 주관 경쟁과 조달금리를 낮추고자 하는 발행사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시장에 자리를 잡았다.

동시에 내부 수요를 활용해 발행금리를 끌어내리면서 시장 가격을 왜곡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감독원은 경영 유의 조치와 함께 내부 가이드라인 구축으로 이러한 관행에 제동을 가했다.

차이니즈월 강화 근거로 녹취록을 남기거나 발행사로부터 캡티브 요구를 받았는지 등에 대한 체크리스트 작성, 한 달 이내 단기 처분 제한 등의 내부 가이드라인을 갖추게한 것이다.

캡티브 영업은 증권사 DCM 파트에서도 양날의 검일 수밖에 없다.

발행사와 투자자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발행사의 캡티브 요구를 무시할 수도, 투자자에게 보다 낮은 수익률을 감내하라고 강요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캡티브 영업의 근절을 그 누구보다 바라왔던 게 DCM 담당자들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이에 이번 조치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A 증권사의 DCM 관계자는 "제재 실효성이 크지 않은 내부 가이드라인만으론 한계가 있다"며 "캡티브 영업에 대한 가부를 명확히 하는 지침 없이 미온적인 조치인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당국의 눈치를 안 볼 수도 없다 보니 당분간 조심하는 분위기는 드러나겠지만 발행사의 요구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환경"이라며 "도리어 검사 대상이 아니었던 증권사들이 관련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간과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증권업계로 향한 칼날이 사라지진 않았다는 의견도 나온다.

B 증권사의 DCM 관계자는 "사실상 발행사로부터 캡티브를 요구받았다고 체크할 수 있는 증권사는 없을 것"이라며 "이에 이러한 조치는 캡티브 영업 근절에 대한 실효성은 크지 않지만 향후 문제가 커졌을 경우 처벌 근거로는 활용될 수 있어 보인다"고 전했다.

문제는 캡티브 영업을 단순한 구악으로 몰아내기엔 증권업의 구조 자체가 변했다는 점이다.

발행어음과 종합금융투자계좌(IMA)까지 장착한 초대형 IB는 이제 단순 중개인을 넘어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증권사 자체가 주관사와 투자자의 역할을 모두 맡아야 하는 상황에서 내부 수요를 원천 봉쇄하는 건 이들의 기능 자체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차이니즈월의 강화 등으로 서로 간의 이해관계가 얽매이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이 된 현실이다.

C 증권사의 DCM 관계자는 "저신용 기업의 경우 증권사와 계열 자금이 조달의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며 "증권사의 역할 중 하나가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점에서 캡티브 물량을 마냥 제한하는 것도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짚었다.

결국 과도한 주관 경쟁과 거대해진 증권사의 역할 사이에 놓인 캡티브 영업을 근절할 곳은 다시 DCM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커져 버린 증권사의 채권 투자 수요 속에서 DCM 역시 경쟁과 실리 사이에서 무게 중심을 맞춰야 하는 시점인 셈이다.

캡티브 영업을 뒷받침했던 금리 인하기가 막을 내린 점은 조금을 달라질 전개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앞선 C 관계자는 "한동안 금리 인하기가 계속됐다는 점에서 증권사의 캡티브 영업이 더욱 과열될 수밖에 없었다"며 "다만 지금과 같이 금리 상승으로 움직일 때는 캡티브 역시 세게 들어올 수 없다는 점에서 차츰 자정 작용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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