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오는 4월 30일(현지시간)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6월 회의에서 예방적 성격(insurance)의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글로벌 매크로 헤드는 22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ECB가 다음 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되, 모든 선택지를 열어두는(full optionality) 기조를 강조할 것"이라며 이같이 분석했다.
즉, 금리 인상이나 동결, 인하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브르제스키 헤드는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 춘계회의에서 발언에 나선 ECB 인사들은 크게 두 가지 신호를 시장에 던졌다"며 "4월 인상 가능성은 없다는 것, 그리고 인하부터 시장의 두 차례 인상 베팅도 무리가 아니라는 선택지를 전방위로 열어뒀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ECB가 2022년 인플레이션 대응에 늑장을 부렸다는 '트라우마'를 의식해 이번엔 선제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브르제스키 헤드는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이유로 반박했다.
브르제스키 헤드는 "2022년 당시 글로벌 경제는 봉쇄 해제 이후 소비자들의 억눌린 소비 욕구가 폭발하던 시기로, 인플레이션이 삽시간에 번지기 좋은 환경이었다"며 "현재는 소비자들의 지갑이 굳게 닫혀 있어 에너지 가격 충격의 물가 파급력이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ECB는 마이너스 금리와 양적완화에서 막 빠져나오는 극도의 완화 국면에 있었다"며 "지금은 정책금리가 중립 수준에 있는 데다 재정 정책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초과 유동성도 감소 중이다"고 부연했다. 즉, 2022년과 현재는 금리를 결정하는 주변 환경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다.
다만 ECB가 6월 11일 개최될 차기 회의에서는 '보험성' 인상에 나설 수 있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브르제스키 헤드는 세 가지 임계점을 제시했다.
첫째는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이 4%를 넘어서며 2022년 기억을 자극하는 심리적 고통이 있거나 근원 인플레이션이 3%를 상회해 광범위한 물가 압력을 시사하는 분석적 고통이 수반될 때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아울러, 설문 기반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급등해 동결 기조가 유지되기 어려워지는 경우다.
브르제스키 헤드는 "이번 회의에서 ECB는 섣불리 인상에 나서기보다, 필요시 반드시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각인시켜야 한다"며 "말 없는 할리우드 액션 영웅처럼, '나는 돌아올 것(I'll be back)'이라는 한마디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klkim@yna.co.kr
김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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