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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인베스트먼트, 3개월 환헤지에 9억 날렸다…VC 이례적 시도 '쓴맛'

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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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환율 추가 상승…손실 확대 불가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이례적으로 해외 자산 환헤지에 나섰던 KB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파생상품 거래로 9억원이 넘는 확정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환헤지를 운용한 기간이 3개월 남짓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업계 선제적 리스크 관리 시도가 상당한 비용으로 돌아온 셈이다.

23일 VC 업계 등에 따르면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환헤지로 인해 9억2천만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KB인베스트먼트가 고유자금으로 투자한 해외 자산의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통화선도(선물환) 계약을 맺은 데 따른 결과다.

연 2%에 가까운 스와프포인트 비용을 감수하고 환율 1,380원 내외에서 환헤지를 단행했지만,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며 불리한 환율 변동에 10억원 가까운 현금이 빠져나갔다.

통상 벤처 기업에 장기간 투자하는 VC 업계의 특성상 환헤지 사례는 찾기 힘들다. 출자자(LP) 동의 문제도 얽혀 있어 대부분 환노출 전략을 취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이례적인 결정의 배경으로 지난해 부임한 윤법렬 KB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의중을 꼽는다.

법률가 출신인 윤 대표는 KB증권 시절부터 리스크 관리에 정통한 인사로 평가받아 왔다. KB인베에 부임해서는 심사역 전원 계약직 전환 등을 시도했다.

환헤지 운용 방식도 독특하다.

현재도 환헤지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말 기준 재무상태표에 남아있는 파생상품 부채는 없다.

결산기 재무제표 관리와 내부 실무 처리의 편의성을 위해 연말 시점에 계약을 일시 정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K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순수하게 고유 계정으로 보유한 해외 자산들의 환율로 인한 가치 변동을 상쇄하기 위한 활동"이라며 "수익 활동이 아니며 (안전장치에 대한) 비용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포지션 청산에 대해서도 "재무제표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말일자 전에 포지션을 청산하고, 연초에 다시 잡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끊어치기'식 운용은 장부에 파생상품 부채가 찍히는 것을 꺼리는 기업들에서 주로 나타나는 행태라고 짚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 전문가는 "결산 직전 통화선도 계약을 롤오버(만기 연장)하지 않고 현금 정산으로 포지션을 없애는 것이 드문 사례는 아니지만, 주로 파생손익에 민감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나타난다"며 "재무상태표에 파생 부채가 찍히는 것을 피하려는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청산 후 포지션 재설정까지의 공백 기간에는 사실상 환노출 상태가 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 본래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들어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넘나드는 둥 가파른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어 올해 환헤지 손실 규모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K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모태펀드 출자사업에서 출자의향서(LOI)를 이행하지 못해 6개월 참여 제한 페널티를 받기도 했다. 펀드 결성 자체는 마쳤으나,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내세우며 출범한 새 경영진의 행보가 환헤지 손실과 행정 징계로 이어지면서 아직 순항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인베스트먼트]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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