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과 함께 퇴직연금 자산 구성이 일반적인 '주식 6·채권 4' 자산 배분 형태에 가까워진다면, 국내 주식시장은 든든한 방파제를 얻게 된다.
이에 기금형 퇴직연금이 국민연금발 매도 물량을 받아줄 주체로 거론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연구원은 현행 체계와 운용수익률(2.07%)이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055년 1천858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운용수익률이 4.5%로 개선될 경우 2천726조원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퇴직급여를 일시금이 아닌 모두 연금으로 받는다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는 3천590조원, 적립금 축적을 위한 제도 개편까지 더해지면 5천74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문제는 퇴직연금 자산 구성이다. 통상 연금자산 운용에서는 주식과 채권 6:4 비중을 '황금 규칙'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국내 퇴직연금에서 주식 비중은 단 4.4%로 추정됐다.
국내 주식시장 수급의 한 축으로서 퇴직연금의 역할도 미미하다. 퇴직연금 내 국내주식 비중은 1.6% 미만으로 자시연은 파악했다.
현 자산배분 구조가 유지된다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5천조원까지 늘어나더라도 국내주식에 유입되는 규모는 80조원 수준에 그친다.
국민연금 기금 고갈 이후 이루어질 국내주식 매도 물량을 흡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연금개혁 이후 국민연금 기금 소진 시점은 기존 전망보다 15년 늦춰진 2071년으로 조정됐다. 최대 기금규모는 3천659조원으로 늘어났다.
현 국내주식 목표비중인 14.9%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545조원 규모의 국내주식을 장기적으로 쏟아내게 된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에 따라 퇴직연금 자산 구성에서 국내주식 비중이 20% 수준까지만 개선돼도 상황은 나아진다. 퇴직연금 규모가 2천조원까지만 늘어도 400조원의 국내주식을 받아줄 여력이 생긴다.
실제로 호주는 슈퍼애뉴에이션(Superannuation)이라고 불리는 30년 차 연금제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호주 주식시장을 변동성에서 지켜주는 요인으로 꼽힌다.
호주 퇴직연금은 호주 상장주식 22%, 해외 상장주식 32%, 비상장주식 5% 비중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결과 호주 퇴직연금이 호주증권거래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달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국내증시 부양을 고민하는 입장에서는 퇴직연금이 앞으로 예정된 국민연금 매도 물량을 해소해주는 주체로 역할을 하길 바란다"며 "그런 차원에서 관련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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