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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이 온다①] DB 밀어낸 DC·IRP…'287조+α' 증시 향한다

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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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 퇴직연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퇴직연금발 장기성 자금 유입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원금 보장보단 수익률을 추구하는 추세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까지, 연합인포맥스에서는 퇴직연금 시장 변화가 국내 자본시장에 미칠 영향을 4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외 주식시장 호황이 이어지면서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안정적으로 일정 수준의 퇴직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는 확정급여(DB)형에서 벗어나, 직접 운용을 통해 초과수익(알파)을 추구할 수 있는 확정기여(DC)형을 선택하는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

세액공제 혜택 목적으로 유입되는 개인형 퇴직연금(IRP) 자금까지 커지면서, DC와 IRP는 국내 주식시장의 든든한 장기 투자재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C·IRP 적립금 총액은 287조원으로, DB형 적립금 총액을 약 65조원 웃돌았다.

DC·IRP 적립금 총액은 지난 2021년 말 처음으로 DB형 적립금 총액을 넘어선 뒤 역전 폭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는 DB형만 역성장해 눈길을 끈다. DB형이 DC·IRP 적립금 총액에 역전당한 이후에도 DB형 적립금은 꾸준히 늘어왔다. 하지만 올해 1분기에는 DB형 적립금 규모가 222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7조1천억원(3.1%) 감소하며 새로운 변화가 포착됐다.

반면 DC형과 IRP 적립금은 각각 143조원과 144조원으로 같은 기간 6조2천억원(4.5%)과 12조9천억원(9.8%) 늘었다.

퇴직연금을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는 근로자들이 많아지면서, 퇴직연금 시장이 DC형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DB형은 회사가 일정 규모의 퇴직급여를 보장하는 제도다. 퇴직 시점 임금에 비례해 급여액이 정해진다. 회사가 매년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하며, 손실분은 회사가 메꾸는 대신 수익분도 회사가 가져가는 구조다.

연봉제와 임금피크제 확산으로 임금 상승 곡선이 완만해지면서, DB형을 선택할 유인이 줄었다. 또 이직이 잦아진 고용 시장에서는 낮은 월급을 기준으로 퇴직연금을 정산받게 되는 DB형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최근 국내외 증시 호황 장기화로 주식시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자, DC형으로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고자 하는 수요는 커지고 있다. DC형은 매월 적립되는 임금의 일정 비율을 본인이 직접 굴리는 만큼 수익률에 따라 최종 수령액이 달라진다. 증권업계에서도 2018년 DC형 제도를 도입한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할 희망자를 받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연합인포맥스가 지난달 31일 송고한 '증권사 직원도 DB 떠나 DC로…퇴직연금 '머니무브' 확산' 제하의 기사 참고)

위험자산을 적극적으로 편입하기 위해 DC형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국내 주식시장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DB형은 회사가 일정 규모의 퇴직급여를 보장해줘야 하므로 '원금 보장'에 초점을 맞춘 운용을 하는 편이다. 실제로 DB형 가운데 원리금보장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6.5%에 달한다.

근로자가 직접 적립금을 운용하는 DC형은 DB형보다는 원리금비보장 비중이 25.6%로 높다.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을 근로자가 지는 구조인 만큼 DC형 또한 원리금보장 상품 비중이 절반을 웃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되지만, 투자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최근에는 원리금비보장 상품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여기다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IRP는 원리금비보장 비중이 39.5%로 가장 높다. DC·IRP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고객들은 적극적인 운용을 원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주식시장에 유입됐거나 유입될 자금으로 인식되는 중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터지고 있는 성과급발 퇴직연금 자금 유입까지 고려하면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추가 장기성 자금도 기대된다.

앞서 4조원대 성과급 지급이 예상되는 SK하이닉스는 성과급 일부를 DC형으로 적립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하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퇴직연금 시장 내 원리금보장형에서 실적배당형으로 전환하는 자금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가계 금융자산 내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hrsong@yna.co.kr

송하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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