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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유럽 대국 'BIF'에 높은 프리미엄 부과하는 이유

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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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유럽의 주요 3대 경제국이 신뢰도 위기에 직면하며 채권시장으로부터 막대한 이자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는 중동 전쟁으로 정부 부채 문제가 다시 부상하며 더욱더 심화됐다.

23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중동 전쟁 발생 직전인 지난 2월 말 대비 영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100bp 가까이 오르며 현재 5.15%에 거래됐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약 50bp 상승하며 3.78%를 나타냈다. 금리는 지난 달 말 한때 4%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프랑스 1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약 40bp 오르며 3.65%를 기록했다.

채권시장은 이 세 나라를 묶어 'BIF'(Britain·Italy·France)라 부른다. 이는 지난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 문제아로 불렸던 'PIIGS'(포르투갈, 아일랜드,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를 연상시키는 명칭이다.

로열 런던 자산운용의 금리 부문 헤드인 크레이그 인치스는 CNBC를 통해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는 이제 우리가 소위 핵심 국가로 부르는 미국과 독일 등과의 금리 격차(스프레드)가 벌어지는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 3개국은 서로 비슷하면서도 각기 다른 과제에 직면했다.

지난 2011년 유럽 위기의 핵심이 국가의 지불 능력이었다면, 현재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정부가 겪고 있는 문제는 신뢰도 약화다. 시장은 이들을 새로운 '재정 불량국'으로 묶어 취급하고 있다.

먼저 프랑스는 정치적 혼란이 심각하다.

지난 2024년 선거 이후 사실상 절대 다수당이 없는 상태인데, 위기가 반복되고 있고 정부의 의사결정 능력과 구조 개혁 추진력이 심각하게 제한된 상태로 평가된다.

이탈리아는 높아진 부채 부담이 문제로 지적된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 하에 수년 만에 가장 안정적인 정부를 구성하고 있지만,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유럽 내 그리스 다음으로 높은 비율로, 지난해 말 기준 약 137%에 이른다.

인치스 헤드는 "이탈리아는 부채를 더 늘릴 여유가 없음에도 재정 적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은 GDP 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고 노동당이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신뢰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영국이 조달하는 부채의 상당 부분이 '채무 이자 상환'과 '복지 국가 유지'에 투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치스 헤드는 "투자자들은 자신들이 빌려준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번 중동 전쟁은 즉각적인 인플레이션 공포를 촉발해 세계 단기물 금리를 끌어 올렸지만, BIF 국가들이 직면한 구조적 압력이 이들 나라의 장기 금리까지 끌어 올리는 것으로 진단됐다.

보통 시장이 미래의 경제 총수요 붕괴를 예상하면 장기 금리는 유지되거나 하락하기 마련이지만, 지금은 정반대로 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세 국가는 장기 자금 조달 비용을 줄이기 위해 국채 발행 만기를 단축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프리미엄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인치스 헤드는 "이들 국가가 경제 성장을 통해 상황을 타개하거나,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부채를 희석할 수 없다면, 향후 국채 공급은 더 높은 금리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투자자들은 이들 국가에 장기로 돈을 빌려주는 대가로 더 높은 '기간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권용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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