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GDP 깜짝 호조…반도체가 국가 경제 떠받쳐
노사 갈등 해법 로드맵 내놔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우리 경제가 다시 반도체의 힘으로 버텼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7% 증가했고,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5.1% 늘었다. 작년 4분기 수출이 1.7%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가 성장 반등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이날 성장률은 시장 전망치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일 뿐만 아니라 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문제는 성장의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 내부에서 삼성전자의 불안 요인이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날 공개된 SK하이닉스의 1분기 성적표는 삼성전자가 마주한 현실을 더 선명하게 보여줬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37조6천103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다시 썼다. 영업이익률만 72%에 달했다. AI 반도체 수요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주도권이 실적으로 직결된 결과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며 시장 리더십을 강화했고, 범용 D램에서도 1위 공급업체로서 위상을 회복했다. 1분기에는 영업이익 57조2천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이익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러한 호실적은 오히려 노사 갈등에 퇴색되고 있다.
노조는 이미 5월 총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이날 평택사업장에서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었다. 참석 추정 인원만 4만명에 달했다.
시장이 예민하게 보는 것은 파업의 상징성이 아니라 생산 차질 가능성이다. 노조 측은 18일간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회사 손실이 최소 20조원에서 최대 3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와 연결해 환산하면 하루 약 1조원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수치 자체는 추정치이지만, 반도체 라인이 흔들리면 삼성전자 실적만이 아니라 공급망과 투자심리까지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반도체는 일반 제조업과 다르다. 첨단 생산라인이 멈추면 웨이퍼 변질, 설비 리스크, 납기 차질이 한꺼번에 발생할 수 있다. 시장이 노사 갈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파업이 실제 전면 생산중단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주요 고객사 입장에서는 공급 안정성에 대한 의문만으로도 부담이다. HBM과 첨단 메모리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가 이런 복합 위기 앞에서 아직 분명한 방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사갈등이 장기화하고 결국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시장에서는 협상을 이끌어가고 있는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재용 회장의 리더십에 다시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다.
지금 필요한 것은 추상적인 위기관리 메시지가 아니다. HBM 경쟁력을 겨우 복원한 상황에서 핵심 인재에 대한 보상 체계를 좀 더 투명화하고, 지금의 노사 갈등을 해소할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반도체가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지금, 삼성의 흔들림은 국가적 리스크로 읽힌다. (산업부 차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ysyoon@yna.co.kr
윤영숙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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