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4일 서울 채권시장은 주말을 앞두고 신중한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급 재료는 우호적이다. 전일 장 마감 후 공개된 내달 국고채 발행계획에서 전체 규모는 1조원 늘었지만, 2·3년물 규모는 이달 수준으로 유지됐다.
WGBI 편입 이후 상대적으로 눌린 뒤 구간으로 늘어난 물량이 분산됐다. 시장 관심이 집중된 30년물 규모도 막판 시장에서 돌던 추정치보다 2천억원 적은 수준이다.
국고채 발행 진도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WGBI 편입 전 시장 안정을 위해 다소 규모를 줄였음에도 비경쟁 인수 옵션이 행사되면서 진도는 늦지 않게 흘러가고 있다.
특히 다음 주는 국고채 입찰 공백이 있고, WGBI 수요 유입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GDP 충격에 추가로 숏(매도)을 하기에는 애매한 셈이다.
실제 전일 장 후반에는 장이 지지받는 분위기였다. IRS시장에서 외국인의 오퍼도 장기 구간에서 관찰되는 등 이전처럼 무질서한 약세 기류는 아니었다.
다만 롱(매수)을 잡기에는 당장 주말을 앞둔 점이 마음에 걸릴 수 있다. 중동 전쟁 소식에 국제 유가가 더 치솟을 위험을 고려하면 델타를 더 늘리기 부담될 수 있다. 브렌트유 현물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GDP가 새로운 재료로 강력하게 등장한 것도 인정할 부분이다. 2~4분기 '제로' 성장을 전제로 하더라도 올해 성장률은 2% 초중반 수준을 나타낼 수 있다. 전일 씨티와 JP모건이 각각 2.9%와 3.0% 전망치를 내놓은 배경이다.
다만 이러한 성장 전망에도 한은의 인상 속도와 관련한 견해는 엇갈린다.
씨티는 7월과 10월 각각 25bp씩 인상이 이뤄지고, 첫 인상 시기가 5월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JP모건은 올해 4분기와 내년 4분기에 한은이 각각 금리를 25bp씩 올릴 것이라며 다소 느린 인상 속도를 예상했다.
JP모건은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적인 수준이라 인상 대응이 급하지 않은 데다 인플레 성격이 일시적인지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 한은 '전략적 인내'의 열매는 달다
우리나라 고용시장이 미국과 달리 약한 상황에서 실물경기가 인상이 필요할 정도로 과열되는 것인지를 두고 채권시장에서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소비자심리지수도 기준선을 밑돌아 경기 둔화 신호를 보낸 상황이다.
결국 한은의 행동을 이끌 요인은 기조적 인플레일 텐데, 에너지 가격 상승과 시장 금리 급등에 긴축 압력이 가해지는 상황에서 헤드라인에 거칠게 반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타당해 보인다.
경제 양극화가 진행된 상황에서 고소득층 중심으로 민간 소비가 이뤄졌다면 수요 측면에서 가하는 인플레 압력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실물 경기에 하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한은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하는 요인이다. 1분기 GDP는 중동 전쟁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이라 해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과거 유가 급등기 사례도 헤지펀드 업계에서 회자하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초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4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다. 당시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는 가팔랐고, 대체로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도 높은 상황이었다. 2007년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5% 수준이었고, 물가상승률은 2007년 2.5%에서 2008년 4.7%까지 치솟았다.
다만 한은은 기준금리를 25bp 한 차례 올리는 데 그쳤다. 인도와 인도네시아가 기준금리를 125bp 올렸던 것에 비하면 인상 폭이 크지 않았고, 시기도 금리와 유가가 고점을 친 이후로 늦었다.
이번에도 공급측 인플레에 관망 기조를 보인다면 경제 성장 동력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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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전략적 인내'의 열매는 쓰다
다만 이러한 전망에도 상당한 리스크가 있다. 수입 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결국 시간을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로 인플레 압력이 전이될 가능성이 커서다. 이미 CPI가 PPI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할 경우 기대 인플레가 이에 맞춰 높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커지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기조적 인플레 상승에 한은이 늦게 움직일 경우, 결과적으로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는 점도 선제 대응을 촉구하는 논리다. 늦게 더 많이 올리게 되면 '수요 파괴'의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사회적으로 잠재해있던 공공요금 등의 인플레 압력이 중동발(發) 유가 상승을 계기로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채권시장도 이러한 통화당국의 입장을 이미 상당 부분 이해한 상황이다. 국고 3년 금리는 전일 3.453%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대략 서너 차례 인상 경로를 선반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인상 경로가 충분한지를 두고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고뇌는 주말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이 크게 호조를 보인 후에는 중동 종전이 과연 채권시장에 도비시 재료가 맞는지 고민도 든다. (경제부 시장팀 차장)
씨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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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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