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우리나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시장의 예상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확인된 이후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포지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화정책 경로를 놓고 시각이 갈리면서 포지션도 양극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크게 보면 두 진영이다.
반도체 낙수효과가 제한적이고 성장 호조가 일시적이라는 점에서 금리 인상이 1회에 그친다면 지금 레벨이 이미 충분히 높다고 보는 쪽과 반도체 경기 호조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물가까지 상방 위험이 있다면 2~3회 인상도 가능하다고 보는 쪽이다.
2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민평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8.9bp 오른 3.453%를 나타냈다. 지난 3월 중순 기록한 고점인 3.630%에 비하면 17.7bp 낮은 수준이다.
10년 국채선물은 79틱 내린 109.68을 기록했다. 장 중 한때 100틱 넘는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년 선물을 2만계약 가까이 순매도했으며, 10년 선물도 7천계약가량 순매도하면서 시장에 약세 압력을 가했다.
이란 사태가 진정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월말 외국인 투자자의 세계국채지수(WGBI) 투자금 유입 전망에 시장 자체가 롱포지션으로 기울어있던 상황이었던 터라 매도세가 더 가팔랐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진단했다.
◇ 인상 1회라면 지금 금리 레벨은 이미 높다…내릴 룸이 더 크다
한차례 인상에 그친다는 쪽은 지금 금리 레벨이 이미 과도하게 올라 있다고 본다. 현 레벨이 사실상 3회 이상 인상을 선반영한 수준이어서 추가 상승 여지가 크지 않다는 논리다.
반도체 호황이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반도체 수출 단가 급등이 GDP와 국내총소득(GDI)을 끌어올렸지만, 낙수효과가 제한적이고 일반 체감 경기와의 괴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2분기 성장률 확인이 필요하다는 점도 섣불리 추가 인상은 단정하기 어렵게 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역은 "하반기에 한차례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고 하더라도 지금 레벨이 3차례 이상 반영하는 수준이어서 여기서 더 올라갈 여지는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양극화 상황에서 재정부양책을 쓰는데 한은이 통화 긴축에 나서는 것도 맞지 않다"면서 "GDI에서 법인세 세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확인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신현송 새 한국은행 총재가 선제 대응보다는 '전략적 인내'를 할 것이란 기대도 있다.
신 총재를 당초 매파로 분류하기는 했지만, 최근 나오는 그의 발언을 보면 유연함보다는 인내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딜러는 "한번 금리 인상이 단행되고 나서 추가 금리 인상이 없다면 금리는 안정화 수순을 밟고 오히려 더 내릴 수 있다"면서 "저가 매수 위주의 롱으로 끌고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 반도체·물가 감안하면 2~3회 인상 가능…2.5% 금리는 완화적
반대 진영은 반도체 경기 호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과 물가 상방 위험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부의 효과까지 감안하면 현재 2.5%의 기준금리가 한은이 평가하는 '중립금리의 중간 범위'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질 GDP 성장률과 물가를 합한 명목 GDP가 올해 5% 수준에 달한다면 2.5%의 금리는 완화적이라는 논리도 제기된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딜러는 "3월에 전쟁이 있었음에도 GDP가 잘 나왔고 4월 수출입 데이터는 계속 더 좋아지고 있다"면서 "남은 3개 분기에 모두 0%를 찍어야 올해 2.5%라는 건데, 제로 성장률이 나올 것 같지도 않다"고 했다.
그는 "성장도 높고 물가도 상방 위험이 있으니 인상을 최소 두 번은 봐야 할 것 같고, 세 번까지 본다면 지금 수준에서 더 밀려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진영에는 숏베팅까지는 아니더라고 중립 또는 비중 축소 쪽이 맞다는 판단이다.
또 다른 증권사의 채권딜러는 "2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기대를 거는 것은 채권시장이 희망회로를 돌리는 것"이라면서 "상장기업 총이익 측면에서 봤을 때 1분기나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당초 너무 낮았다"고 지적했다.
◇ 성장률 전망에 따라 IB 시각도 엇갈려…씨티 2회, 바클레이즈 '인내'
외국계 투자은행(IB)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올해 성장률을 얼마로 보느냐에 따라 금리 인상 전망 횟수에도 차이가 나는 식이다.
씨티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상향 조정하면서 이르면 5월 선제적 인상이 가능하며, 연내 2회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2분기는 역기저효과로 -0.2%의 역성장을 보이겠지만, 3분기와 4분기는 각각 0.8%, 0.7%의 성장을 예상했다.
JP모건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3%로 올리면서 올해와 내년 4분기에 기준금리가 각각 25bp씩 높아질 것으로 봤다.
바클레이즈는 한은의 '전략적 인내'를 예상했다.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하면서 당분간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 점도표가 어떻게 변하는 지가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바클레이즈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4%에 그친다.
(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직전분기대비·속보치)이 1.7%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circlemin@yna.co.kr
smjeong@yna.co.kr
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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