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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 대신 익절로 배당…키움운용의 '자가배당' 도전장

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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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닉스 채혼 ETF, 매매 차익으로 특별분배금 지급

제2 커버드콜 붐 올까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인컴형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새로운 접근법을 들고나왔다. 옵션 프리미엄 대신 보유 주식의 매매차익을 분배금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자가배당(homemade dividend)으로 불리는 이 구조가 커버드콜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안이 될지 자본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21일 KIWOOM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ETF를 상장했다. 해당 ETF는 분배금 구조를 이원화한 것이 특징이다. 채권 이자와 주식 배당을 재원으로 매월 지급하는 정기분배금과 별도로, 편입 주식의 매매차익을 활용해 특별분배금을 지급한다.

핵심인 특별분배금은 분배금 지급 기준일(매월 15일) 3영업일 전 시점의 순자산가치(NAV)가 발행 액면가인 1만 원 이상일 경우에만 지급을 추구한다. NAV가 1만 원 미만으로 떨어지면 특별분배는 중단되고 정기분배금만 나가는 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게 원금분배"라며 "특정 가격 아래에서는 분배를 하지 않고, 수익이 발생하는 구간에서만 일부 수익 실현을 해서 장기적으로 원금을 보존하면서 분배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는 인컴형 시장을 주도하던 커버드콜 전략과는 차이가 있다.

커버드콜은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수취한다. 주가 상승분의 일부를 포기한다. 상승장에서 기초지수를 온전히 추종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있는 것이다. 반면 옵션 없이 수익 구간에서만 매도하는 자가배당 전략은 시장 상승에 100% 가깝게 참여할 수 있어 장기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기업이 주는 배당금이 아닌, 주식을 팔아 현금을 쥐는 '자가배당'은 반세기 넘게 학계의 검증을 거친 고전적 전략이다. 모딜리아니와 밀러(MM)가 정립한 이론이 그 뼈대로, 투자자가 필요할 때 주식을 매도해 스스로 현금흐름을 만들면 배당금을 받는 것과 경제적으로 동등하다는 논리다.

이후 학계의 시뮬레이션에서도 주식을 필요할 때 팔아 쓰는 자가배당이 장기 운용에 유리하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뱅가드 역시 백서를 통해, 포트폴리오 총수익(Total Return)을 추구하며 체계적으로 인출하는 방식이 배당주 집중 투자보다 우월하다고 분석했다.

세금 구조도 소구점이다. 특별분배금의 재원인 국내 주식 매매차익은 비과세 대상이다. 주식 배당금을 통한 분배금에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만, 매매 차익을 통한 분배금은 세금 없이 전액 수령할 수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인 연 2천만 원 한도 산정에서도 제외된다.

[키움투자자산운용]

다만 '성과연동 특별분배금'이라는 수식어가 착시를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칫 운용역이 탁월한 역량으로 초과수익(알파)을 창출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메커니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르면 기계적으로 일부를 매도해 돌려주는 수동적 구조다. 시장연동 부분익절 분배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수익 구간에서의 기계적 매도가 장기 복리 효과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번 시도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는 데는 인물의 이력도 한몫한다. 상품을 주도한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본부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재직 시절 커버드콜 라인업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국내 인컴형 ETF 붐을 이끈 인물이다. 커버드콜의 가능성을 누구보다 먼저 증명한 그가 이번에는 커버드콜의 한계를 겨냥한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커버드콜과 배당주 일변도였던 인컴형 시장에 새로운 경쟁축이 형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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