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슬기 기자 = 국내 금융지주들의 주주환원 전략이 단순한 규모 확대를 넘어 구조 경쟁으로 옮겨가는 가운데 실질 효과에 대한 시장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신한금융이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성장률에 연동되는 환원 산식을 도입해 예측 가능성과 지속성을 구조화한 반면, KB금융이 발표한 기취득 자사주 소각은 이미 매입 시점에 반영된 물량을 정리하는 성격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자들은 단기 이벤트보다 지속 가능한 환원 체계에 더 점수를 주는 모습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전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업그레이드된 주주환원 정책을 나란히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신한 밸류업 2.0'이라는 전략 하에 ROE와 성장률에 연동되는 주주환원 산식을 새롭게 도입했다.
그룹의 이익 창출력과 성장 수준에 따라 환원 규모가 함께 확대되는 구조로, 투자자가 향후 주주환원 수준을 일정 부분 가늠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또 올해 결산부터 3년간 비과세 배당을 실시하고, 주당배당금(DPS)을 매년 10% 이상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했다.
매년 이행 점검과 함께 향후 3개년 계획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의 예측 가능성과 지속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금융권에선 이 같은 방식이 기존의 목표 제시 중심 정책에서 나아가 실적과 환원이 함께 움직이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구조화된 주주환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같은 날 KB금융은 약 1천426만주 규모의 자사주 전량 소각 및 6천억원 규모의 추가 매입·소각을 결정하며 주주환원 실행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점을 피력했다.
의무화된 소각 시점보다 빠르게 정리하며 환원 속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시장에 대응한다는 측면이 부각됐다.
KB금융 측은 이번 자사주 소각이 단순한 규제 이행을 넘어선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부터 자사주 매입·소각을 지속해온 가운데 유예기간이 있음에도 즉시 소각을 택한 것은 주주가치 극대화 의지를 반영한 선제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통상 자사주 소각의 효과로 주당가치 개선과 오버행 부담 완화가 언급되지만, 이미 취득된 자사주를 소각하는 경우 해당 효과는 매입 단계에서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로 연결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존에 반영된 효과를 재확인하는 수준이라는 것.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1년 6개월의 유예기간이 부여됐음에도 KB금융이 이를 조기에 일괄 실행한 것은 주주환원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시장 신뢰 제고를 위한 선제적 조치로 해석된다.
이는 주주친화 기조를 시장에 명확히 전달하는 동시에, 기업가치 제고와 책임경영 의지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자사주 소각은 이미 과거 매입 시점에 자본과 밸류에이션에 반영돼 있던 물량을 정리하는 성격"이라며 "새로운 가치 창출 이벤트라기보다는 기존에 반영된 요소를 재확인하는 수준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상법 개정에 따라 소각이 예정돼 있던 물량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추가적인 주주환원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며 "아무래도 이번 결정이 시기적으로 맞물린 점을 감안하면 경영진의 연임 변수 등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애널리스트도 "이미 취득해 보유 중이던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의미 있는 변수로 보기 어렵다"며 "자사주 소각 규모 자체는 주요 관심사가 아니고, 시장의 초점은 환원 체계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자사주 소각 등 환원 정책이 이미 일정 부분 주가에 반영된 데다, 단기 이벤트보다 향후 환원 구조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더 중요하게 보는 투자자 시각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투자자들은 단순히 얼마나 많이 돌려주느냐보다 앞으로 어떤 기준과 구조로 환원이 이뤄지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며 "주주환원 정책도 속도 경쟁에서 구조 경쟁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sgyoon@yna.co.kr
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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