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공모펀드 최대 5조 원에서 이젠 2조 원 턱걸이
운용업계 "금리 상승기…마이너스 안 내는 게 최선"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내 공모 채권형 시장에서 '공룡펀드'로 불리던 초대형 펀드가 일제히 가파른 자금 유출을 겪고 있다.
채권 투자에 비우호적인 거시경제 환경과 주식시장 활황으로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떨어지면서 시장 전반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단일 공모형 채권펀드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던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 펀드의 순자산은 전일 1조5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펀드는 약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23일 순자산이 4조9천685억 원을 기록해 약 5조 원 규모에 근접했다. 하지만 반년 새 순자산이 70% 가까이 급감해 3분의 1로 줄어든 상황이다.
시장 금리가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채권형 펀드가 평가 손실에 따른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면서 자금이 빠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피벗) 신호가 기점으로 꼽힌다.
당시 이창용 한은 전 총재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기준금리 동결에서 인상으로 정책 전환을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에서 동결로 전환한 뒤 추가 인하가 이뤄질지 여부에 주목하던 때였다.
하지만 이 전 총재가 "금리 인하 폭이나 시기 혹은 방향의 전환은 새로운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금리는 본격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여기에 주식시장 랠리는 채권형 공모펀드 자금을 빠르게 유출시켰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한 채권형 펀드는 월간으로 각각 7조4천억 원, 7조1천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주식형은 9조6천억 원과 3조6천억 원의 자금이 유입했다.
다른 조 단위의 채권형 공모펀드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최근 6개월간 대다수는 절반 넘게 순자산 감소를 겪었다.
주된 흐름을 보면 ▲코레이트셀렉트단기채 펀드(3조2천억 원→2조 원) ▲키움더드림단기채 펀드(3조 원→1조6천억 원), ▲우리하이플러스 펀드(2조7천억 원→1조3천억 원) ▲유진챔피언단기채 펀드(2조5천억 원→1조4천억 원), ▲교보악사내일환매초단기우량채 펀드(2조3천억 원→4천700억 원), ▲하나크레딧플러스(2조 원→5천억 원), ▲신한베스트크레딧(1조9천억 원→6천억 원), ▲KB내일드림초단기채 (1조6천억 원→8천억 원) 등이다.
이로써 단일 채권형 공모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큰 펀드는 코레이트셀렉트단기채 펀드다. 최근 6개월간 순자산이 3조2천억 원에서 2조 원으로 37%가량 줄었다.
해당 펀드는 편입 채권의 듀레이션이 1년 미만으로 짧게 설정해 금리 상승 국면에서 그나마 평가손을 최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 국면에선 마이너스(?) 수익률을 피하는 운용 전략이 최선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안전자산인 채권 특성상 원금을 보전한다면 최악의 환매를 피하는 방법이었단 이야기다.
한 펀드 운용역은 "투자자가 주식을 선호하고,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투자 수익률이 안 나오고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한다"며 "그럴 바에는 MMF나 CMA 등 원금을 보장하는 단기 상품으로 갔다가 주식으로 넘어가고, 채권에 투자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촬영 안 철 수] 2025.10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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