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전량 소각으로 구주주 지분율↑…국민연금 10% 육박
11월 양종희 회장 임기 만료…지배구조 개선안 첫 타자
[출처: KB금융지주]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혁에 있어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역할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KB금융지주가 보유 중인 자기회사 주식(자사주) 전량 소각으로 국민연금의 지분율을 스스로 끌어올려 관심을 끈다.
이번 자사주 전량 소각으로 국민연금의 지분율이 9% 중반까지 뛰지만, 올 하반기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연임 도전에 있어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 해석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전날(23일) 오전 여의도 신관에서 '2026년 제5차 이사회'를 개최하고 기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 소각을 결정했다.
이사진이 만장일치 찬성으로 소각을 결정한 자사주는 총 1천426만2천733주(전량)로, 발행주식총수(3천728만455주)의 3.83%에 해당한다. 이사회 전날 종가(15만7천400원) 기준 2조2천450억원으로, 업계 최대 규모다.
KB금융이 다음 달 15일 예정대로 소각을 완료하면 보유 자사주가 원칙적으로 '0'이 된다.
물론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꾸준히 자사주 매입에 나서겠지만 모두 '소각 전제' 물량이다. 일시적으로 자사주가 생기더라도 머잖아 다시 없앤다. 실제로 이날 이사회는 6천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도 결의했다.
자사주 소각엔 구주주들의 지분율 변동이 뒤따른다. 소각분만큼 발행주식총수가 줄어 자연스럽게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높아진다.
KB금융이 현재(23일 기준) 보유 중인 자사주 전량(1천816만2천721주)을 소각하면 발행주식총수가 기존 3억7천285만455주에서 3억5천468만7천734주로 감소한다.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은 추가 지분 취득 없이도 기존(1월 말 기준) 8.94%였던 지분율이 9.4%로 높아지게 된다. 해외 기관투자자와 우리사주조합 등 다른 주주들도 마찬가지다.
눈길을 끄는 건 이번 자사주 소각 결정이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금융회사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언급했던 '국민연금의 사외이사 직접 추천'이 대표적이다. 이 원장은 과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으로 활동하며 한진칼 등에 대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밖에 금융지주 회장 연임안을 주주총회 특별결의로 바꿔 국민연금 등 주주들의 입김을 강화하는 방식 등을 살펴보고 있다.
더욱이 KB금융은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을 가장 먼저 적용받는 첫 타자가 된다. 어느 금융지주보다 이번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관심을 둘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어 이번 자사주 소각으로 국민연금의 주총 의결권이 강화되는 건 아니다. KB금융은 자사주를 우리사주 등 제3자에 넘겨 우호 의결권을 확보하는 방식은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내년 9월 전에만 털어내면 문제가 없는 자사주를 즉시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정부 정책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지배구조에 대한 자신감도 담겨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동일인(국민연금)의 지분율 법적 한도가 10%(지방금융지주 15%)로 제한된다. 국민연금이 최대 지분율이 10%를 넘지 못한다. 지배구조 개선안에 회장 연임시 주총 특별결의 법제화가 담긴다하더라도 국민연금 입김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KB금융이 국민연금의 지분율에 한계가 있고 자사주 보유량도 많지 않아 이번 소각이 추후 지배구조 등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했을 거란 의미로 해석됐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올해 금융지주 주총에서 일부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가결을 막진 못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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