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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왕부터 국가 책임 강화까지…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 어떻게 나왔나

2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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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현재 서울의 임대차 계약 10건 중 7건은 월세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함께 전세 사기에 대한 불안감이 월세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이러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전세 사기 피해를 직접 구제하기로 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는 지난 23일 본회의를 열고 전세 사기 피해자의 보증금 회수를 지원하는 최소 보장 제도를 담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및 주거 안정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경·공매가 종료된 피해자의 피해 회복금이 임차 보증금의 3분의 1(최소 보장 비율) 미달 시 그 차액(최소 지원금)을 지원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아울러 신탁 사기 등 무권 계약 피해자에 대해서는 최소보장금의 전부나 일부를 경·공매 전에 먼저 지급하고, 경·공매 종료 후 국가가 정산하는 '선지급-후정산'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개정안은 전세 사기가 개인의 잘못이 아닌 정부 정책 실패로 발생한 사회적 재난임을 인정하고, 실효성 있는 피해 구제 방안을 제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가격 급등기에 태동…사회문제로 비화

전세 사기는 부동산 가격 상승과 저금리 기조가 맞물린 2010년대 후반부터 기업형, 조직형으로 확대됐다.

저금리 기조 속에 전셋값이 급등하자 빌라(다세대·연립) 등을 신축해 중개인들과 짜고 높은 보증금을 받아 챙긴 '건축왕'부터 바지(가짜) 임대인을 내세워 전세 보증금 가로채기를 한 '빌라왕'까지 사기성 계약이 늘어난 것이다.

이후 전셋값 폭락으로 20~30대 청년들의 보증금 미반환 피해가 확산했고, 일부 보증금을 날린 임차인 10여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지난달 기준 국토부가 인정한 전세사기 피해자 수는 약 3만8천명이다. 피해자의 70%는 2030세대다.

초기에는 젊은 세대가 경험이 없어 부주의하게 계약했을 것이라는 말들이 많았지만 검찰은 지난해 11월 전세사기의 원인으로 민간임대주택 등록제도 활성화, 수도권 아파트 가격 급등에 따른 빌라 신축 활성화, 전세자금 대출 확대 등과 함께 임대차 3법을 꼽았다.

◇ 끊임 없는 보완 요구…'개인 실수 아닌 사회 재난'

이처럼 전세 사기가 사회적 재난 수준으로 인식되면서 2023년 '전세사기특별법'이 제정됐다.

정부가 경·공매 시점의 최우선변제금 미지급자에게 10년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방안, 피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전세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는 피해자를 위한 신용 회복 프로그램 지원 등이 담겼다.

그러나 특별법이 경매 유예나 저리 대출같은 절차적 지원에 집중돼 있어 구제받지 못하는 피해자가 많다는 허점이 드러났고 피해자 단체 등은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어렵사리 개정안이 마련돼 21대 국회 종료 직전인 2024년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폐기되는 부침을 겪기도 했다. 그사이 전세사기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들은 여덟 명으로 늘었다.

신탁사기 피해자들은 특별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거리로 내몰렸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피해 주택을 매입하는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에 통과된 개정안을 통해 절차를 지원하던 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입해 피해자의 금전적 손실을 메워줘 실질적 구제가 가능하게 됐다.

참여연대는 개정안 통과의 의미가 크다면서도 "외국인 피해자, 다세대 공동담보, 신탁 사기 등 사각지대가 남아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jlee2@yna.co.kr

이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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